일기방

2021.10.16(토)

버팀목2 2021. 10. 16. 07:38

2021.10.16(토) 비

 

집사람 출근시키는 길에 만난 미수동 현성산

 

살아갈 수밖에 없다

 

   

   우리는 항상 어쩌지 못한 상황들을 겪는다. 그럴 때마다 절망하

며 부정한다. 나에게 왜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내가 무슨 잘못을 한

건지, 나에게 왜 이런 감당할 수 없는 일들이 생겨난 건지, 당시에는

감당할 수밖에 없겠지만 결국 이 모든 것을 품고 견뎌내는 게 인생

이라는 것을 뒤늦게 깨닫기도 한다.

 

   모든 이별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상실의 아픔을 감당할 수 있는 

기나긴 시간, 삶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는 시간. 그리고 수많은 이

별을 늘 부정하지만 수긍할 수밖에 없는 결론에 이른다는 것도 안

다. 세상 모든 영화가 해피엔딩이 아닌 것처럼 인생이 늘 행복하고

즐거울 수만은 없으니까. 불행하고 절망하고 슬퍼하는 장면도 인생

이니까.

 

   산 사람은 살아야지. 늘 입버릇처럼 들려오던 어른들의 말씀처

럼 우리는 그저 받아들이고 오늘을 또다시 살아갈 수밖에 없다. 여

전히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곁에 있으니, 그 사랑이 버티라고 응

원하고 있으니까.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中- 

 

 

오늘 날자 행정안전부에서 보낸 '안전 안내 문자' 내용이

"전국적인 한파 특보 발효. 외출 시 보온에 신경 써 주시고, 도로 위 미끄럼 사고, 난방기기 사고(화재 질식)에 주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무슨 시월 중순에 한파 특보라니?

 

그래서 저녁엔 꼼쩍 안하고 집에서 혼술,밥을 즐겼습니다.

 

저녁을 끝내고 마주한 카카오스토리 글을 탐색하다가 맘에 와 닿은 글을 만났네요 

 

비망록 

                                         문정희

 

남을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남보다 나를 사랑하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가난한 식사 앞에서

기도를 하고,

 

밤이면 고요히

일기를 쓰는 사람이 되고 싶었는데

 

구겨진 속옷을 내보이듯

매양 허물만 내보이는 사람이 되고 말았다

 

사랑하는 사람아

너는 내 가슴에 아직도

눈에 익은 별처럼 박혀 있고

 

나는 박힌 별이 돌처럼 아파서 

이렇게 한 생애를 허둥거린다.

 

 

 

'일기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10.18(월)  (0) 2021.10.18
2021.10.17(일)  (0) 2021.10.17
2021.10.15(금)  (0) 2021.10.15
2021.10.14(목)  (0) 2021.10.14
2021.10.13(수)  (0) 2021.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