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1.12.22(수)

버팀목2 2021. 12. 22. 07:00

2021.12.22(수) 맑음  14˚/ 3˚ 동지

 

"이 미로의 끝은 행복일 거야"

 

낯선 곳에서 길을 잃으면

그때부터는 모든 게 미로처럼 느껴진다.

 

분명 지나온 길인 것 같은데

갸우뚱하게 되고 갈림길에 설 때마다

이 길이 맞는지 두리번대다가

제자리에 주저앉게 된다.

 

그러나 다시 일어나

지나가는 사람을 따라가 보면,

도착한 그곳은

내 목적지가 아닌 경우가 더러 있었다.

 

그 사이에 시간은 흘러,

나는 다시 혼자가 되곤 했다.

 

만일 갑자기 미로에 들어서게 되었다면,

어느 방향을 선택하든

길을 잃었다는 두려움과 출구가 없을 거라는

체념 대신

출구 끝에는 행복이 있을 거라는 설렘을

잊지 않고 잘 간직해야 한다.

 

낯선 곳에서 길을 잃으면

누구나 작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낯선 곳에서 발을 떼는 순간,

분명 행복은 조금씩 더 가까워진다.

 

그러니 미지의 세계에서 나아갈 때마다

이렇게 외쳐보는 건 어떨까.

 

"이 미로의 끝은 분명 행복일 거야"

 

♧책 읽어주는 남자 中에서

 

 

 

 

우리 가족 단톡방에다 동완이 생일선물을 뒤늦게 데상트 상품권 10만 원권 석장을,

세탁하여 다림질하여 걸어 둔 동완이 근무복 바지에 넣어 두었다고 했더니 주간 근무를 마치고 자기 집으로 가는 길에 우리 집으로 들렀기에 마침 내도 저녁 약속도 없었고 동완이도 약속이 없다고 하여 둘이서 저녁식사를 하러 무전동 바닥으로 나갔습니다.

 

한우사랑 식당으로 선택하여 인근에 가서 동완이 차를 세워두고 고깃집으로 들어가서 한우 생갈비를 시켰습니다.

내 혼자서 소주 한병을 비우고 생갈비 3인분을 둘이서 먹고는 식사는 된장찌개를 시켰습니다.

 

그 식당은 특이하게 된장찌게를 시키면 비빔 그릇에 나물을 담아 주기 때문에 나물에 밥을 비벼서 빡빡 된장을 약간 가미해서 먹으면 내 입맛에는 감칠맛이 납니다.

그래서 한번씩 찾아가는 식당이기도 합니다.

 

고깃값이 약간 비싸게 치이기도 합니다만 그 맛에 찾게 됩니다.

둘이 먹은 밥값은 124,000원이었습니다.

 

식당에서 나와 아들은 곧장 승용차를 타고 죽림 자기 아파트로 가고 나는 혼자 걸어서 집으로 오는데 우리 아파트 앞에 당도하였을 적에 "찹쌀 떠억" 하는 소리가 환청처럼 귓전을 때렸습니다.

 

내가 잘못 들었나 싶어 우리 라인 앞에서 잠시 멈춰 서서 어디서 소리가 나는지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최근에 이사를 온 낯선 아주머니가 참 오랜만에 듣는 소리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예전에 저 소리를 듣고 나와서 찹쌀떡을 사 먹었다는 말을 하는 것으로 보아 내가 헛들은 것은 분명 아닌 듯하였습니다.

 

내가 아는 지인 중에 30여 년 전에 낮에는 항남동 엔젤호 터미널(?) 앞에서 구두를 닦고 밤에는 찹쌀떡과 망개떡을 팔러 다니는  후배가 있었습니다.

그러고 보니 며칠 전에 통영 서울병원에 당뇨약 타러 갔을 적에 그 후배가 부인으로 보이는 여자와 함께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러 와서 만난 적이 있었네요. 참으로 10여 년 만에 相面을 했었네요.

여하튼 그 후배와는 좋은 인연이었다고 기억되네요.

 

엘리베이터를 타고 7층 우리 집으로 와서 재빨리 베란다로 나갔더니 우리 아파트 앞을 스쳐 지나서 마악 모서리를 돌아서는데 "참쌀 떠~억" 외침은 들리고 있었네요.         

 

 

'일기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12.24(금)  (0) 2021.12.23
2021.12.23(목)  (0) 2021.12.23
2021.12.21(화)  (0) 2021.12.21
2021.12.20(월)  (0) 2021.12.20
2021.12.19(일)  (0) 2021.12.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