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2.03.08(화)

버팀목2 2022. 3. 8. 16:51

2022.03.08(화) 맑음

 

                 사량도 산행을 간 팀들이 찍은 사진을 모셔왔다    

 

가난한 내가

아름다운 나타샤를 사랑해서

오늘밤은 푹푹 눈이 나린다

 

나타샤를 사랑은 하고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홀로 쓸쓸히 앉어 소주를 마신다

소주를 마시며 생각한다

나타샤와 나는 

눈이 푹푹 쌓이는 밤 힌 당나귀 타고

산골로 가자 출출히 우는 깊은 산골로 가 마가리(오두막집)에 살자

 

눈은 푹푹 나리고

나는 나타샤를 생각하고

나타샤는 아니 올리 없다

언제 벌써 내 속에 고조곤히 와 이야기한다

산골로 가는 것은 세상한테 지는 것이 아니다

세상 같은 건 더러워서 버리는 것이다

 

눈은 푹푹 나리고

아름다운 나타샤는 나를 사랑하고

어데서 힌당나귀는 오늘밤이 좋아서 응앙응앙 울을 것이다.

 

-「나와 나타샤와 힌당나귀」《여성》3권 3호, 1938. 3.

 

백석이 사랑했던 자야라는 연인을 그리워하며 썼다는 시로 알고 있다.

 

백석이 함흥에서 교사로 재직하던 1936년 회식자리에 나갔다가 기생 김영한을 보고 첫눈에 반하게 되고,

김영한에게 자야(子夜)라는 애칭을 지어 주고 3년간 동거생활을 하게 되었으나 집안의 반대로 백석은 강제로 결혼을 하게 되고,

백석은 첫날밤도 치르지 않고 자야에게로 와서 만주로 도망을 가자고 제안을 하지만 자야가 반대를 하고 둘은 헤어진다.

 

해방 이후 백석은 북쪽에 남고,

김영한은 서울 청진동으로 내려와,

훗날 "대원각"이라는 요정을 만들어 큰돈을 벌었다.

 

1987년 법정 스님의 '무소유'를 읽고 감명을 받아,

1,000억 원대의 대원각을 법정스님에게 기부를 하고 절을 만들어 달라고 설득하여 '길상사'가 만들어졌고,

 

기독교인인 김영한은 법정 스님으로부터 '길상화'라는 법명을 받았고,

 

100억을 과학인재를 위해 써 달라고 기증하고,

4억은 정인 백석을 위해 '백석문학상'을 제정해 달라고 기증하고,

 

평생 백석만 생각하다가 1999년 11월 한 많은 생을 마감하고는,\

유골은 눈 오는 날 '길상사'뒤에 뿌려 달라는 유언을 남겼다고 하네요.

 

오래전에 읽었던 법정스님 이야기에서 알았던 내용인데,

김응교의 '백석과 동주 서른세 번의 만남'이라는 책을 읽다가 '나와 나타샤 그리고 힌당나귀' 시를 보고는 떠올랐네요.         

 

연세 미소치과에 치아 떼우는 날이다

오후 세시에 예약이 되어 있어 가는데 날씨가 포근해서 1999년도 겨울에 샀던 프로스펙스 고어텍스 점프를 입었는데 지난번 꺼내 입었을 때 우측 가슴 아래 찢어진 것을 발견하고는 수선을 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는데 그냥 지나쳤고,

오늘 치과 진료를 마치고 이마트 2층 옷 수선하는 곳에 찾아가서 벗어놓고 왔다.

 

새천년을 앞두고 일본에서 일시 나온 도연이가 사준 것인데,

그 당시 가격이 58만 원이라는 거금이었는데 마침 세일 기간이라 38만 원을 주고 샀다고 했다.

38만 원도 사실은 그 당시에 거금이었다.

 

그때 내 봉급이 25만 원 정도 되었지 싶다.

원단이 좋아서 22년이나 되었는데 아직도 색상이 그대로이다.

 

오늘 통영지역 코로나 19 확진자 926명이다.

이대로 가면 누구나 한 번씩 오미크론에 모두 감염되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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