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2.04.08(금)

버팀목2 2022. 4. 7. 19:34

2022.04.08(금) 맑음

 

 

☆ 살다 보면

 

살다 보면, 그런 날도 있더라

이유도 모른 채 뒤통수를 한대 후려

맞는 듯한 그런 날

 

살다 보면, 그런 날도 있더라

먹먹해지는 가슴 한켠에

그리움이라는 

등불을 켜들고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그런 날

 

살다 보면, 그런 날도 있더라

너무 가슴이 아픈데 악몽을 꾸듯

짧은 비명 한마디도 내지를 수도

없는 그런 날

 

그렇게 그렇게 살다 보니

살다 보니 그런 날도 있더라

 

원망이라는 잡초를 뽑아 놓고

미움이라는 싹을 잘라 놓고

질시라는 돌멩이들을 골라내고

마음의 빈 밭을 들여다보니

 

거기

태초에 내가 심어 놓은 업장 하나가

가슴을 헤집어 내고 있음을 알아

차리는 그런 날

 

살다 보면, 그런 날도 있더라

지금 내가 심고 있는 이행의 밀알

한 알이

너무도 소중해서 기도를 하루

채우며

살아가야 함을 알게 되는 그런 날

 

살다 보면

또 어떤 날이 올지 아무도 알 수 없으나

훗 날 뒤돌아 걸어온 발자취를 

바라볼 때

누군가에게 나직이 들려주어도 

부끄럽지 않을 그런 시간을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간직하게 되는 날

 

살다 보면, 그런 날도 있더라

아무런 조건도 욕심도 없이

살아 숨 쉬는 이 순간에

그저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 그런 날

 

☆ '그대에게서 들풀 향기가 난다' 중에서 / 강재현   

 

 

거류산을 통째로 전세 내어 꽃길만 걷고 왔다.

금상첨화(錦上添花) 격으로 자연산 엄나무 새순도 얻어왔다 횡재였다.

 

덕촌마을에서 장군샘을 거쳐 거류산 정상 또는 산성으로 오르는 길을 처음으로 걸어 보았고,

그 길에서 두릅과 천남성도 만났다.

산 아래쪽에는 명당자리답게 가족묘들이 들어서 있었는데 대표적인 산소가 수원 백씨 묘인데 비석은 삿갓을 쓰고 있었으나 벼슬길에는 오르지 못했고 處士였다.

 

장군샘 바로 아래쪽에는 조릿대 숲길이 3~400m로 이어져 있었다.

장군샘에서 조릿대 숲 위로 탁 터인 시야에는 사량도 상, 하도가 눈에 들어왔다.

거기서 정상까지는 0.4km인데 시계를 보니 16:30경이었다.

 

그래서 일몰시간을 고려해서 정상은 포기하고 엄홍길 기념관까지 3.1km를 꽃길로 걸었다.

너무 좋았다.

 

내일은 토요일이니까 남부지역 어딜 가도 진달래가 만개해 있을 테니 산속이 시끌벅적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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