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4.08(금) 맑음
☆ 살다 보면
살다 보면, 그런 날도 있더라
이유도 모른 채 뒤통수를 한대 후려
맞는 듯한 그런 날
살다 보면, 그런 날도 있더라
먹먹해지는 가슴 한켠에
그리움이라는
등불을 켜들고
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그런 날
살다 보면, 그런 날도 있더라
너무 가슴이 아픈데 악몽을 꾸듯
짧은 비명 한마디도 내지를 수도
없는 그런 날
그렇게 그렇게 살다 보니
살다 보니 그런 날도 있더라
원망이라는 잡초를 뽑아 놓고
미움이라는 싹을 잘라 놓고
질시라는 돌멩이들을 골라내고
마음의 빈 밭을 들여다보니
거기
태초에 내가 심어 놓은 업장 하나가
가슴을 헤집어 내고 있음을 알아
차리는 그런 날
살다 보면, 그런 날도 있더라
지금 내가 심고 있는 이행의 밀알
한 알이
너무도 소중해서 기도를 하루
채우며
살아가야 함을 알게 되는 그런 날
살다 보면
또 어떤 날이 올지 아무도 알 수 없으나
훗 날 뒤돌아 걸어온 발자취를
바라볼 때
누군가에게 나직이 들려주어도
부끄럽지 않을 그런 시간을 살고 싶다는
소망을 간직하게 되는 날
살다 보면, 그런 날도 있더라
아무런 조건도 욕심도 없이
살아 숨 쉬는 이 순간에
그저 감사함을 느끼게 되는 그런 날
☆ '그대에게서 들풀 향기가 난다' 중에서 / 강재현
거류산을 통째로 전세 내어 꽃길만 걷고 왔다.
금상첨화(錦上添花) 격으로 자연산 엄나무 새순도 얻어왔다 횡재였다.
덕촌마을에서 장군샘을 거쳐 거류산 정상 또는 산성으로 오르는 길을 처음으로 걸어 보았고,
그 길에서 두릅과 천남성도 만났다.
산 아래쪽에는 명당자리답게 가족묘들이 들어서 있었는데 대표적인 산소가 수원 백씨 묘인데 비석은 삿갓을 쓰고 있었으나 벼슬길에는 오르지 못했고 處士였다.
장군샘 바로 아래쪽에는 조릿대 숲길이 3~400m로 이어져 있었다.
장군샘에서 조릿대 숲 위로 탁 터인 시야에는 사량도 상, 하도가 눈에 들어왔다.
거기서 정상까지는 0.4km인데 시계를 보니 16:30경이었다.
그래서 일몰시간을 고려해서 정상은 포기하고 엄홍길 기념관까지 3.1km를 꽃길로 걸었다.
너무 좋았다.
내일은 토요일이니까 남부지역 어딜 가도 진달래가 만개해 있을 테니 산속이 시끌벅적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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