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2.11.12(토)

버팀목2 2022. 11. 12. 07:34

2022.11.12(토) 흐림

 

 

☆     빨간 단풍잎 그대를 묻으며

기억하겠지요
같이 걷다가 낙엽 밟으며 
한 장 한 장 주워 고운 가슴에 간직하자고
굳은 약속 하던 날에

잊지는 않았겠지요
그날 새끼손가락 걸며
눈을 마주하고 바라보던 내 얼굴이
얼마나 빨갛게 달았는지

빨간 단풍잎보다
더 빨간 부끄런 내 뺨의 입맞춤
사랑은 빨간 색이라며 눈빛을 감추던 그대

잊을 수가 없어요
낙엽 또 지는 날에 빨간 단풍잎
주우러 오자던 찰떡 같은 그 언약은
어디로......

사랑이 밟히밟힌 듯 낙엽 밟히는 소리
슬픈 사랑의 변주곡이여!

빨간 단풍 잎 
그대를 묻으며 .......

☆* 이 채의 뜨락, 시가 있는 아침 * 중에서 / 이    채      글


♤      에        필        로      그

붉게 물든 단풍 , 당신인 줄 알았어요
어쩌면 그렇게 꼭 닮았어요

당신을 부르는 소리에 돌아보는 순간
넋 놓고 바라볼 뿐 말을 잊었어요

가을은
당신이 만든 계절 느껴져요
아름다운 단풍 당신이니까

☆ 당신 닮은 단풍 / 안      광   수

☆* 광 수 생 각 *    중에서 ♡

 

올해 초 유난히도 訃告장이 많이도 날아들었다.

대신 코로나19로 인해 결혼식 청첩장은 줄어들었다.

 

그런데 11월 들어 5장이나 도착했다.

강x중이가 하던 말이 생각났다.

사업을 그만두고 조기 연금을 신청했는데 한 달에 백여만 원 정도 수령하는데 우체통에 청첩장이 쌓이는 게 겁이 난다고 했다.

 

공무원 사회에서는 축의금이 대충 5만 원 선이다.

일반 사업자는 최소 10만 원부터 출발이다.

사업을 당장 그만두었다고 해서 아들, 딸 결혼식 때 받은 것이 있는데 모른 체 넘어갈 수도 없고...

     

최 xx 차남의 결혼식이 오전 11시에 죽림 해피데이 예식장에서 있는데 참석이 망설여지는데 그냥 계좌 이체하기에는 이달 26일에는 강 x철이 딸, 안 x민 아들 등 같은 계통의 직장인 들이다.

 

비슷한 관계의 지인들 자식 결혼식이 줄을 서 있어 누구 집에는 가고 누구 집에는 계좌 이체하고?

혼란스럽다...  

 

지인에게 물어봤다.

아들이 축의금을 낸다는데 내도 내야 하는지를?

 

"아들은 아들이고 본인은 본인이다"라는 대답을 듣고 헐레벌떡 양복으로 갈아입고 비록 노타이 차림이지만 봉투에 祝 結婚이라고 손수 쓰고는 오만 원권 2장을 넣어 죽림 해피데이로 갔다 

 

 

예식장 갔다가 봉투만 받아서 돌아오는 엘리베이터 안에서

 

 

 

 

해가 지고 나니 겨울을 재촉하는 비가 촉촉이 내리기 시작했다.

거실에 일단 상부터 펼치고,

베란다에 있는 백화수복 정종을 한병 대령시킨다.

 

인덕션 위에 먹다 남은 음식들이 올려져 있어 데우고는 LA갈비찜, 지난 시제 때 가져온 돔, 홍합과 소고기가 들어간 된장 우거지 국, 배추 생김치 등을 대충 챙겨 올려놓고 시식을 시작했다.

 

한참 후에 퇴근해 온 집사람도 냉장고 안에서 도산 막걸리 한 병을 꺼내와서 한쪽 모퉁이에 앉았다.

가을밤은 깊어가고 집 앞 소공원에는 바람에 낙엽들이 이리저리 몰려다니고 있다.

바람이 제법 세차게 불고 있다.

 

오헨리의 마지막 잎새가 생각나는 밤이다.   

 

유튜브에서 배호의 '마지막 잎새'나 찾아 들어야 겠다.

 

그 시절 푸르던 잎 ~ 어느덧 낙엽 지고

달빛만 싸늘히 허전한 가지

바람도 살며시 비켜가건만

그 얼마나 참았던 사무친 상처길래

흐느끼며 떨어지는 마지막 잎새~~~

 

싸늘히 파고드는 가슴을 파고들어

오가는 발길도 끊어진 거리

애타게 부르며 서로 찾은 길

어이해 보내고 참았던 눈물인데

흐느끼며 길 떠나는 마지막 잎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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