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3.08.30(수)

버팀목2 2023. 8. 30. 10:05

2023.08.30(수) 비

 

 

 

 

☆       비    그 리 고   그 리 움

저 언덕 너머
강기슭에서 부는 회색 바람 타고
온 비가 슬픈 음악처럼  구슬프게 내린다

온몸을 갉아먹는 그리움 하나
차가운 빗물 되어 방울방울 밀려와 가슴벽에 부딪힌다

그리움 갈증 나지 않도록
심장까지 시원스럽게 퍼붓는 빗줄기였으면
가슴에 알알이 박힌 그리움
움푹 패 달아날 만큼 세차게 퍼붓는 빗줄기였으면

한 그리움에게
마음 통째로 도둑맞았던 그날 이후
곁에 있어도 그립고 멀리 있어 더 그리운데
비에 젖는 빈자리 쓸쓸함만 맴돈다

갈증 나는 그리움 
해소될 만큼 빗줄기가 굵어져도 좋으련만
여전히 비는 그리움을 안고 내릴 뿐


☆* 아침 이슬 향기 *  중에서 /  최    수    월       글


♤       에        필        로       그

미친 듯이 쏟아지는 비
우산 써도 가슴까지 젖어드는 비
온 세상을 다 때리는 모진 통곡 같은 비

누구의 한이 하늘로 올라
이리도 거친 폭우가 되었나
나는 모른다

너 밤새도록 잠 못 들어도
이 미친 빗소리, 내 탓 아니다

☆ 폭 우 /  유        하

☆* 마음 청소 * 중에서  ♡

 

 

백중날이다

그야말로 우연히 인연이 닿았다.

지금부터 그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

 

내가 현직 수사 형사할적에 통영지역의 조폭 보스가 내 집안 형님의 친구다.

이런저런 연유로 해서 조폭과 형사로서가 아니라 인간적인 관계로 발전했다.

 

사우나에서 만나면 유난히도 큰 목소리로 아우님! 목욕 왔소?라고 옆에 있는 손님들이 모두 쳐다볼 정도로 소리쳤다.

그러고 나면 모두들 나를 유심히 쳐다봤다.

한쪽은 온몸이 문신으로 얼룩져 있는데 한쪽은 깔끔하니 이상타! 싶는지 힐끔힐끔 나를 훔쳐보곤 했다.

 

그분이 나이 칠십도 되기 전에 심근경색으로 돌아가셨다.

내 마음이야 문상이라도 가고 싶었지만 장례식장에 가면 거기서 수족을 하고 있는 이들은 거의 아는 얼굴들일 것이고, 단지 직계 유족들만이 생소한 얼굴들이라 발길이 멈추고 말았다.

그리고 초상을 치루고 영가를 미륵산 미래사에 모셨다는 풍문만 들었다.

 

그 후 세월이 좀 흘렀다.

 

꿈에 내 고향마을에서 그분이 돌아가신 내 형님 두 분에게 험악한 표정으로 꾸짖고 있는 현장에 내가 나타났다. 그랬더니 그분이 슬그머니 고성 읍내 방면으로 걸어서 사라졌다.

 

꿈이라지만 너무 현실처럼 느껴진 생생한 장면이라 잠에서 깨어서 그때가 새벽녘이라 오늘중에 미래사에 한번 다녀와야겠다고 탁상용 카렌다에 '미래사'라고 메모를 해 두고 다시 잤다.

그분이 한번 찾지 않은 나를 원망하는 것으로 추정되었기에 그렇게 맘을 정하고 다시 잠을 청해 자고는 일상으로 돌아갔다.

 

그날 오후에 헬스를 마치고 집으로 돌아왔는데 그때서야 달력 메모가 눈에 띄었다.

오후 4시에 차를 타고 미래사로 갔다.

대웅전에 들어가서 부처님 앞에서 향을 사르고 삼배를 하고 나서 대웅전 안에 영가 사진을 모셔 놓은 쪽으로 가서 그분의 영정 사진을 찾아보았다.

찾을 수가 없었다.

 

그 대신 그날따라 유난히 꽃과 난 화분이 대웅전 안에 많이 놓여 있었다.

그 꽃들이 어제, 오늘 갖다 놓은 싱싱한 꽃들이었다.

 

대웅전을 나와서 종무소 앞으로 갔다.

거기 스님 한 분과 보살 한 분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뜸 스님에게 여쭐 말이 있다고 했더니 해보라고 했다.

 

여차여차 간밤에 꿈 이야기를 하고 아마도 생전에 인연으로 인해서 내게 서운한 감정이 있는 것 같다며 "영가 천도" 이야기를 했더니 마침 오늘이 백중 49재 입재일(入齋日)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스님이 자신도 그 분과 특별한 인연이 닿은 사이라고 하면서 그분의 제수인 '엄마손김밥'집을 들먹였다.

덧붙여 그러한 연유로 오는 백중날 특별히 그분을 위해 천도 기도를 해주겠다고 해다.

그래서 내가 기도비 명목을 지불하기 위해 지갑을 꺼내자 완강히 거절하면서 백중 천도 기도 이후에도 꿈자리에 보이거들랑 그때 한번 더 찾아오라고 당부했다.

 

자리를 뜨려고 하는 나를 잠시 불러 세우더니 우룡스님이 지은 "영가 천도" 일타 스님이 지은 "생활 속의 기도법"이라는 소책자 2권을 주셨다.

 

그 길로 집으로 돌아오면서 곰곰이 생각해 보니 책상 위 노트북 아래 홀리골에 있는 '천왕사'에서 온 우편물 생각이 났다.

집에 도착하여 우편물을 개봉해서 보니 '백중기도 안내문'이었다.

 

그때가 코로나19 발생 첫해 여름이었다.

 

기도비가 영가 1명당 2만 원인데 영가 紙衣까지 포함한 염가의 기도비였다.

 

안내문에 망자의 이름과 관계를 적는 란이 있었다.

 

부모님과 형님 두 분 이렇게 4분의 성함을 적고는 금 10만 원을 함께 낳은 봉투를 들고 천왕사로 갔더니 마침 주지 스님이 계셨다.

 

그래서 간략히 여기 오게 된 경위를 설명하면서 봉투를 꺼내 놓고는 49재 동안 빠짐없이 참석할 수는 없고 막재인 백중날 오겠다고 하고는 돌아 나왔다.

그렇게 천왕사와 백중 천도 기도가 내게로 왔다.

올해로 세 번째 참여했다.

 

두 번째 백중부터는 빠졌던 둘째 형님의 달성빈씨 영점 형수도 기도 안내문에 기재를 했다.

 

코로나 이후 백중 기도날 특별히 초대된 사람이 승무를 추었는데 동영상으로 촬영을 했는데 여기 옮기려고 하니까 용량이 814MB로서 20MB 까지만 가능하다고 해서 올릴 수가 없네.

 

          

 

저녁에는 옛 직장 동료 셋과 **보리밥집 식당에서 소주잔을 기울였다.

교통조사계에 10여 년을 같은 사무실에 근무한 직장 동료이고 후배들이다.

우연한 기회에 뜻이 모이게 되어 한 달에 한 번씩 모이자고 해서 소임제로 모임을 이어가고 있다.

 

같이 근무하는 동안 희로애락과 요즘 직장 돌아가는 분위기를 전하며 즐거운 시간을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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