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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28 대매물도 섬 트레킹을 다녀오다

버팀목2 2024. 2. 14. 12:03

대매물도 섬 트레킹을 다녀오다

                                                                                                                김봉은

 

2024.01.28(일) 06:50경 통영항에서 매물도로 출발하는 여객선 편으로 지인 7명과 대매물도 섬 트레킹을 다녀왔다.

매년 여름방학 숙제처럼 8월에는 통영사랑산악회가 테마산행으로 매물도 당금 마을에서 우리 회원이 운영하는 하나펜션에 캠프를 차리곤 했었고 지난여름에도 장군봉 산행 후 여기 당금 마을 선창에서 물놀이를 즐겼었는데 이번에는 뜻밖에 대한(大寒)을 지나고 입춘(入春)을 앞둔 시점에 대매물도 섬 산행이다.

 

바닷가 차디찬 갯바람이 귀싸대기를 사정없이 후려치는 가운데 여객선 선실 내에서는 충무김밥 무김치 특유의 냄새 때문에 갑판 위로 장소를 이동하여 김밥으로 아침식사를 하고 대항마을에서 하선을 해서 우측으로  길바닥에 표시된 해품길 안내에 따라 걸었는데 대매물도에 초기 정착민들이 오랜 흉년으로 모두 꼬돌아졌다(고꾸라 졌다)하여 '꼬돌개'라는 이름으로 불린 그들이 살았던 꼬돌개 마을 쪽으로 진행하면서 보니 등산로 아래로는 천길 낭떠러지이고 위쪽으로는 정착민들이 개간했던 계단식 천수답에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긴 지 오래되어 지난가을 피었던 억새들만 무성했다. 

 

앞서 갔던 일행들은 장군봉에서 흘러내린 산줄기가 바다로 들어간 지점으로 내려가 경관을 조망하는 사이 나 홀로 소매물도 등대섬 전망대에 올라서 등대멍에 빠졌다.

 

1988년도 비진도초소장 시절 비진초교 선생님 여덟 분과 가을 소풍 뒷날 마을 어선을 타고 소매물도 해상관광을 갔던 날이 어슴프레 떠올랐다. 당시 김명옥 교장 선생님의 인자한 미소 머금은 모습은 유난히 선명하게 뇌리에 떠올랐다.

 

매주 수요일 오후에는 직원 체육의 날이라고 오전수업을 마치고 나면 초등학교 교사들과  마을 청년들이 편을 나누어 배구경기를 하였고 무선국장과 초소장은 마을 청년 편에 참여했다.

봄, 가을에는 운동장 조회대에서 날씨가 궂은날에는 신성한 교무실에서 뒤풀이를 했었다 지금은 어디에서 다들 살고 계실까? 그립다.

 

잠시 후 대매물도 최고봉 장군봉에 올라 남해안 점점이 떠 있는 아름다운 유, 무인도를 조망하면서 오늘은 비록 미세먼지로 인해 조망되지는 않지만 대마도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아직도 동쪽 하늘에 떠 있는 해로 인하여 윤슬이 반짝이는 바다는 평화로워 보였다.

 

3시간 30분간에 걸친 트레킹을 마치고 대매물도 유일한 당금식당에서 이 섬에서만 생산되는 각종 해초류와 선창가 방파제에서 낚아 올린 학꽁치조림으로 정말 맛있는 점심 식사를 하고 돌아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