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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팀목의 세상사는 이야기 제 2화 내 생애 용돈 처음 받는 날

버팀목2 2024. 4. 15. 14:49

2024.04.15(월) 비

 

버팀목의 세상사는 이야기 제 2화 내 생애 용돈 처음 받는 날


  4월 셋째주가 시작되는 첫날 이른 아침부터 비가 내리고 있다. 죽림으로 가서 여느날과 마찬가지로 현종이를 무전동 통초에 등교시키고 나서 인근에 있는 무전동 부일복국집에서 집사람과 식사를 하고 내가 커피를 내리는 순간 집사람이 "밥값 내가 낼께" 하고는 카운터로 갔다. 출입문 옆 처마밑에서 뽑은 커피를 마시는데 이번주는 어쩐지 좋은 일만 생길 것 같고 한주가 시작되는 월요일 출발이 예감이 좋다. 이어서 차를 운전해 집으로 오는데 인근에 있는 농협에 잠시 차를 세워 달라고 하고는 자동인출기 코너에서 나와서 차에 타더니 봉투를 내게 건넸다. 통영고교에서 주간 자판기 관리 알바로 일한지 한달되었다며 월급을 받았다고 내게 용돈을  준다고 하면서 봉투를 내밀었다. 내 평생 집사람이 봉급 받았다고 해서 용돈 받기는 처음 있는 일이다. 김영호내과에 약 타러 간다고 하면서 그리로 가자고 해서 병원앞에 태워주고 집에 왔다.
 어제 저녁에는 와이샤스 깃이 변색되어 있기에 손세탁을 집사람에게 부탁했더니 건조대에서 하얗게 원상복구된 3장을 걷어서 다림질 했었고, 오늘 같이 봄비 내리는 날에 집사람은 출근하고 빈집에서 연금수급자 나홀로 할 수 있는 일이 머리에 딱 떠올랐다. 동계 등산복과 하계 등산복을 교체해서 자리바꿈을 하는 것이다. 이왕 내친김에 안방 붙박이장과 옷걸이에  걸린 내옷들을 정리하는 것이다. 안방에는 내가 사용하는 물건과 옷들만 있는 곳이다.
 안방 정리를 마치고 나니 땀이 났다. 땀을 식힐겸 앞 베란다로 가서 화초에 물을 주고 창문을 열고 창밖으로 보이는 장골산을 바라보며 마음을 힐링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