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4.04.25(목) 양미경 수필 교실 중급반 수료일, 청록회 모임

버팀목2 2024. 4. 25. 10:08

2024.04.25(목) 맑음

 

 

 

 

 

 

 

                                                                         여보 파이팅!                                                                  

                                               

                                                        김봉은 

 

 

 언젠가 인터넷에서 보았는데 집사람 호칭이 12가지라고 한다나열해 보면 마누라부인집사람아내당신여보임자자기색시여편네, 각시였다. 나는 집사람이라고 호칭하고부를 땐 '여보'라고 한다

 아내는 취미도 다양하고, 집에 있지를 못하는 성미다지금까지 취미나 가졌던 직업을 나열해 보면, 배드민턴난타, 장구, 동화책 외판원보험설계사한식 요리사, 장애인 복지사유아 돌보미 등의 직업을 가졌거나 취미활동을 했다. 한때 누비를 하면 돈을 잘 번다고 하면서 누비 작업용 미싱을 사달라고 하여 두 달 치 봉급을 털어서 미싱을 사 주었는데 거기가 끝이 아니었다. 아래층에서 미싱 작업소리에 층간소음 이의를 제기해 왔다며 소음방지 작업 일환으로 공사장에서 합판을 구해와서 그 밑에 스틸로 폼을 깔고 미싱을 설치해 주었는데 일 년 정도 열심히 하더니 어느 날 이거 오래 하면 목 디스크 등 신체장애가 온다며 미싱을 팔아 치웠다. 그런데 일 년 동안 누비 작업을 하여 판 수입금이나 미싱 판매 대금은 구경도 못했다. 다 말하자면 끝이 없다.   

 

 지난 3 4일 초등학교 개학이 시작되었다. 나는 아침에 일어나면 죽림으로 가서 외손자 현종이를 무전동에 있는 통영초등학교에 등교시키는 일과가 시작되었다

 집사람은 평일에는 오전 7시에 출근해서 9시까지 돌보미 활동을 하고, 오후 4시에 출근하여 저녁 9시까지 돌보미 일을 한다. 올해는 일 하나가 더 늘어났다. 개학과 동시에 돌보미 하고 비는 시간에 고등학교 자판기 아르바이트를 시작한 것이다.

 처음 소개받을 때는 한 학교만 한다고 해서 갔는데, 두 군데를 같이 해야 하니 일이 버거워서 그만두기로 했다나는 아내가 너무 무리하는 것 같아 처음부터 반대하던 터라, 당신이 처해 있는 사정을 사장에게 잘 설명하라고 말했다가 본전도 못 건졌다.

  내 말뜻은 보통 가정주부가 아침에 일어나 가족들 아침밥을 챙겨주고 나면 10시쯤이면 여유시간이 된다. 그런데 아내는 5시에 일어나서 집안일을 하고 내가 운전하는 승용차에 동승해서 죽림 주공아파트에 7시 출근해서 초등학생 1학년의 아침밥을 먹여서 등교시키는 일을 한다. 그런 다음 집으로 와서 식사하고는 오후 4시에 봉평동에 출근하여 유치원에서 귀가한 어린이 돌보는 일을 오후 9시에 마친다. 자판기 사장은 그런 일정을 모르니 잘 설명하라고 한 것이다

처음에는 낮에 아르바이트로 뛸 수 있는 자판기 관리업무 자리를 구했다며 좋아했다.  그런데 막상 일을 시작하고 보니 힘에 버거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모양이다그날 사장과 담판을 본 결과 한 학교만 관리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러고 나더니 집사람 목소리가 한 톤 업그레이드되었다오늘 아침에도 승용차를 타고 가면서 기분이 좋은지 코맹맹이 소리로 수다를 늘어놓았다아하아르바이트 일이 수월해져서 이제 마음에 여유가 생겼나 보다 하고 모른 척 운전만 했다.

  오전 업무를 마치고 집으로 와서 고등어자반을 구워서 식사를 맛있게 먹었다. 식사를 마치고 아내는 즐거운 마음으로 다녀오겠다며 출근길에 올랐다지금까지 살아오면서 해 온 아르바이트는 내 열 손가락으로 셀 수도 없을 만큼 많다하지 말라고 반대도 해보았지만, 집사람이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등 뒤에서 박수를 보냈다. 이제 응원만 할 그것이 아니라 집안일을 도와주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힘들면 언제든 미련 없이 그만두어요. 못 말리는 자기, 아내, 여보, 마누라, 임자, 파이팅!.

 

 

 

 

 

 

 수필가 양미경의 수필교실 중급반 강의가 오늘 종강되었다. 3개월이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다. 6~7~8월 상급반 강의가 기다려진다. 총 24명이라고 했다. 단톡방에는 29명이었는데 중간에 그만둔 수강생이 있었던 모양이다. 사실 나는 맨 앞자리에 앉기 때문에 몇몇 수강생을 제외하고는 전체 수강생 얼굴은 알지 못한다. 특히 강의 시간에 작품 발표를 한 수강생은 얼굴을 익혔지만 그러지 않은 수강생은 뒷자리에 있기 때문에 얼굴은 알지 못한다. 종강하고 나서, 스승의 날을 앞두고 양미경 선생님에게 수강생 대표가 감사장과 꽃다발도 전달하고 이어서 간단한 다과회도 있었다.  대부분 못내 아쉬워하는 분위기였다. 어제까지 계획에 없던 송나은 수강생의 작품 발표가 어리둥절하게 만들었다. 울산에서 통영으로 이사를 왔고 성장통으로 정신병원을 래원하여 우울증 약을 복용하고 정신병자로 낙인이 찍힌 이야기 하며 그녀의 고백을 들었고, 대학을 졸업하고 무작정 배낭여행에서 이탈리아에서 직장을 잡아 생활하다가 이후 독일로 이주를 하였고, 얼마 전 통영으로 와서 보금자리를 잡았다는 이야기였다. 가슴이 뭉클했다.

 

 저녁에는 청록회 모임이 영웅식당에서 있었다. 4명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