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4.06.23(일) 어제에 이어 오늘도 비!

버팀목2 2024. 6. 23. 13:09

2024.06.23(일) 비

 

 

☆ 늙 은 비 의 노 래

나이 들면
사는 게 쉬워지는 줄 알았는데
찬 비 내리는 날은 하늘이 나를 적시고
한기에 떠는 나뭇 잎이 되어 나를 흔드네

여기가 희미한 지평의 어디쯤인가
사선으로 내리는 비
사방의 시야를 막고 헐벗고 젖은 속세에
말 두 마리 서서 열리지 않은 입 맞춘 채
함께 잠들려 하네

눈치 빠른 새들은 몇 시쯤 기절에서 깨어나
시간이 지나가버린 곳으로 날아갈 것인가
내일도 모레도 없고 늙은 비의 어깨만 보이네

세월이 화살 되어 지날갈 때 물었어야지
빗 속에 혼자 남은 내 절망이 힘들어할 때
뜨거운 밤이 내 풋잠을 진정 시켜 주었고
나는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평안해졌다

나중에
사람들은 다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안개가 된 늙은 비가 어깨를 두드려 주었지만
아 ~
오늘 다시 우리 가슴에 설레게 하는
빗 속에 섞여 내리는 당신의 지극한 눈빛


☆* 시 전 집 * 중에서  /  마 종 기 글




♤ 에 필 로 그


더욱 절절하게 수초를 끌어안고 도는 강물처럼
사랑했던 사람들이 생각난다


소리 없이 마음을 적시는 빗줄기 따라
사방의 벽을 허물며 어디론가 자유롭게 흘러
흘러가고 싶다

창 넓은 찻집에 앉아
기억이 키어온 메아리 같은 추억에 잠겨
묵은 팝숑을 들으며 달달한 커피 한 잔
마시고 싮다

어디서부터 오는 목마름일까
아무런 저항도 없이 흠뻑 젖은 창밖의 구부정한
저 나목처럼 온몸으로 비를 맞고 싶다


☆ 비가 내리는 날엔 / 이 명 희

☆* 흐르는 강물처럼 * 중에서  ♡

 

 저녁에 대성회식당에서 재통영고중 23회 동창회 월례회가 있는 날인데 저녁 무렵 되니까 조경천이와 천성기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그렇지만 그들과 합류할 수는 없었다. 오랫동안 총무를 맡았던 임홍도가 무슨 연유인지는 몰라도 총무를 이제 내려놓겠다고 했다. 식사가 끝날 무렵 총무직에 대한 토론이 벌어졌다. 이제까지 한 번도 총무를 하지 않는 정광수는 자기는 활어차를 운영하는 관계로 장거리를 다니기 때문에 총무일을 할 수가 없고 만일 총무를 하라고 하면 동창회 모임을 그만둘 거라고 엄포를 놓았다. 모임 자체를 장거릴 가지 않는 날에 정하면 된다고 해도 막무가내였다. 내가 그러면 총무직을 자진해서 맡을 사람도 없는데 사다리를 타던지 아니면 동창회를 그만두자고 했더니 박인기가 자기가 하는데 장부 작성은 못하겠다고 했다. 그렇게 되어서 당일 수입지출만 단톡방에 게시하는 것으로 해서 박인기가 총무일을 맡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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