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4.07.21(일) 소나기 내리더니 금세 햇빛 쨍쨍!

버팀목2 2024. 7. 21. 07:24

2024.07.21(일) 비 온 후 맑음

 

 

 

 

 

☆    여 름 같 은 내 사 랑 아

산마루 그림자에 여름해는 길어라
내 그리움도 해 거리만 한데
당신은 어찌하여 짧기만 한 밤인가요

여름 같은 내 사랑아
쏟아지는 햇살이 뜨거워, 이제 말할게요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불타는 해변에 열두 폭 노을빛은
내 당신 못다간 석자반 가슴이요
해 넘어도 멈추지 않는 파도는
내 당신 부르다가 지쳐버린 메아리
꽃잎처럼 간직한 그 모습 그리워
바닷속 진주처럼 내 가슴에 있네

저물녘에 피어난 사랑꽃 한송이
당신의 바다에 돛단배처럼 띄워놓고
하얀 조가비에 꽃별이 내리면
별바구니로 차오르는 당신의 노래

여름 같은 내 사랑아
잊지는 말아요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 시가 있는 아침, 이 채의 뜨락 * 중에서  /   이 채 글

 

 

 

♤ 에 필 로 그

중년의 바다, 그 바다의 여름에는
갈매기 날으는 그 하나의 이름이 있고
먼 섬으로 그리운 그 하나의 얼굴이 있고
파도를 넘는 그 하나의 몸짓으로 내가 있다

숲으로 둥둥 떠 있는 푸른 섬이 되어
구름이나 새, 그 외 바람이나 닿음직한
바다 한가운데 단단한 섬이 되어
우뚝 서 있는 지금의 나이를 중년이라 하던가

그 바다의 바람에는 기타 소리가 들린다
한 줄 한 줄 뜯어내는 손가락사이로
잊었다 한 노래가 다시 바다가 되고
흘러간 음표들이 파도로 출렁이며
바위에 부딪히는 소리 철석이며 세월 두드리는 소리
한 해가 밀려오고 또 밀려가는 수없는
반복의 시간들이 하얗게 지워지면서

오랜 바다에도 추억이라고 할 만한 게 있지
시원한 밤바람에 별들이 내려오고
젊은 노래는 검은 바다의 춤추는 별빛으로 흘렀지

짙은 홍갈 색 모닥불을 피우고
타박타박 장작불 타는 소리, 메케한 연기 속
이른 거리며 피어오르는 그녀와 사랑이 아니더라도
꼭 사랑이 아니더라도 적당히 젊음을 흥정하고 싶은 밤이었지

그만큼의 시간으로
그만큼의 낭만을 사 본 적이 있었을까
아 ~ 아 그렇다 해도
이상만으로는 이룰 수 없는 꿈이더라
낭만만으로는 살 수 없는 세상이더라

그래서
그래서
지금까지 그래서
삶이라는 것과는 그날밤 그녀처럼
적당히 흥정해 버릴 수는 없었다


☆ 중년의 바다, 그 바다의 여름 / 이 채

☆* 시가 있는 아침, 이 채의 뜨락 * 중에서  ♡

 

 

 

 

 

 

 아침 일찍 소낙비가 내리더니 그치고 난 뒤 파란 하늘이 나타났다. 이로써 올해 장마는 사실상 끝난 성 싶다.

  밤새 등뒤 수술 부위가 가려워서 밤잠을 설쳤다. 그렇다고 밤중에 샤워를 할 수도 없었다. 아파트이다 보니 아래위층 잠자는 사람들 입장도 고려해야 한다. 그래서 날이 새기를 기다렸다가 샤워를 했다. 마침 어제 수술 부위 소독받으러 갔을 때 담당 의사가 샤워는 가능하다고 했기 때문이다. 씻고 나니 살만했다.

 오후쯤에는 조경천 친구한테서 전화가 와서 농어와 참돔이 생겼다면서 어떻게 처리를 할것인지 의논차 온 전화였다. 시장보리밥 식당도 저녁장사는 안 한다고 하니 어디 적당한 식당을 골라 보라고 했더니 항남동 '터미널회식당'이 간택되었다.

오후 6시30분이 약속시간이라 6시경 집을 나서서 시내버스를 타고 가서 도보로 식당을 찾았다. 식당에 들어서기 전까지 네이브 지도로 검색해 본 결과 이전에 그러니까 정확히 39년 전에 그 장소에 초밥집 식당이 있었는데 상호가 생각나지 않았는데 그 식당에 들어서자마자 '이학초밥'이라는 식당 명칭이 신기하리 만치 떠올랐다. 그때 내가 1호차 운전을 할 시기였는데 시청에서 각급 기관장 회의가 있는 날이면 이학, 삼학 등 항남동 일대 일식집에서 점심을 자주 먹었었다. 호남사람이 하던 미도초밥, 고성사람이 하던 남강초밥도 있었는데 내 기억에는 미도나 남강에서 기관장이 단체로 식사를 하는 예는 없었지 싶다.

 참돔과 농어회에 이어 창살이(참돔 새끼) 구이와 매운탕도 나왔고, 생선회는 남아돌아 회덮밥으로 해 달라고 주문해서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