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18.11.18(일)

버팀목2 2018. 11. 22. 18:15

2018.11.18(일) 흐림





겨울이 시작되는 節氣인 입동이 지난지 열하루째이고

첫눈이 온다는 소설이 불과 사흘뒤로 다가 왔습니다


어제 저녁은 한기를 느껴 바바리를 입고 외출했다가 콧물 세례를 받고는 

집으로 돌아와서는 지난 봄 세탁소에서 찿아와서 비닐 커버도 벗기지 않은 채 옷걸이대에 걸어 둔 

롱 패드를 꺼내 커버를 벗겼습니다.


겨울을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늘 하든대로 바뀌는 계절보다 먼저 옷을 챙겨 입어야지 늦게 입으면 그것 같이 불쌍해 보이는

아니 없어 보이는 것은 없을 것입니다


그런 생각을 하면 생각나는 어른이 있습니다


추운 겨울날 다들 춥다고 움츠려 있는데

유독 한 사람은 발목 복숭뼈가 들어나는 짧은 여름바지를 입고 다니시던

내 경찰 초임시절 파출소장님이 그랬습니다


일본식 건물에 입주해 있던 파출소는

따로 소장용 관사가 없고 한칸을 소장용으로 사용하시는데

뒤늦게 발령받은 초임 순경은 두어달 먼저 발령받아 온 선임 순경 세명이 방을 차지하고 있는 관계로

따로 방을 구해야 하는데 당시 주변에는 해녀들이 많이 살아  

하숙집 방을 구하지 못하자 끝내 자기와 같이 방을 사용하자며 자리를 내 놓으시던 어른이 계셨습니다


아침에 눈 뜨면 해저터널 건너

동양다방, 터널다방에 번갈아 커피를 시켜서

모닝커피에는 삶은 계란이 항상 따라 나오기에

삶은 계란 한개와 커피한잔으로 아침을 때우시고

점심, 저녁은 인근 식당에서 삼시 두끼를 때우시며 집에는 언제 가는지도 우린 몰랐습니다.


이제 원문고개에 사시면서 북신동 우리 동네 목욕탕에 자주 오시는데

같이 늙어 갑니다


한평생 사는 모습을 옆에서 지켜 보노라면

평생 화내고 성냄 모습을 본 적이 없습니다

항상 긍적적인 사고와 미소로 살아 오신 분입니다.


그 분처럼 살고 싶습니다


저녁엔 박xx을 거창집에 불러 소주를 아작 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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