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19.11.19(화)

버팀목2 2019. 11. 21. 18:15

2019.11.19(화) 맑음






♡그해 가을 / 김 정 순♡


처마 끝에 달린 하늘 한 조각이

당신이 떨구고 간 발자국인 것 같아

가슴이 저미는 시월의 끝자락


배어낸 햇사과 한 조각에도

단내 나던 당신의 숨결이 배어든 것 같아

부드러운 흙으로 덮었습니다


쪽 창으로 타고 오르는

질긴 미련은 잘라내지 못해

산허리 휘감던 갈바람에 내어주니

당신의 미소 같은 솜털 구름만

부풀리고 있습니다


별처럼 조각조각 눈시울에 박혀

저토록 붉게 타 들어가는 단풍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눈부시게 웃고 계시는 당신


떠나보내기가 힘겨운 나무들은

가지 끝을 세차게 끌어당겨 보지만

섭리를 거스를 수는 없나 봅니다


흥건히 스며들어 들녘을 물들이는

저 빛깔은 흐르고 흘러

울음을 품은 채 아쉬움의 강을

건널테이지요


해가 기우는 풀밭 속에서는

서걱대는 들꽃들의 노래가 들립니다

도란도란 흘러가는 옛이야기가

자장가처럼 들려오면

나는 그림자 길게 늘어지는

당신의 뜰 안에서

오래도록 그리움을 태워갈 것입니다.


* 카스토리, 가 있는 아침 *


오늘은 내가 정신적으로 아주 고요한 날인가 봅니다.


10일치 일기를 정리 했으니까요.


대충 메모만 해 두거나

아침에 일어나면

탁상용 카렌다에 메모되어 있는 일정이나

창문을 열고 그날의 일기 상태를 적어두고는 임시저장 해 두었다가

시간이 나면 정리하는 것으로 일기를 쓰다 보니


지나간 일기를 읽어 보는 일은 극히 더물어 졌습니다.


가끔씩 지나간 일기도 읽어 보는 것이 정서상 좋다고들 하는데

내가 퇴직 후 많이 게을러졌나 봅니다.


오늘이 내게서 돈을 빌려 간 사람들이 갚기로 구두로 약속한 날인데

아무 말도 없으니 내가 그렇다고 독촉할 수도 없고 난감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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