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기

통영 미륵산(용화산)

버팀목2 2021. 5. 9. 22:20

통영 彌勒山(龍華山)

 

초파일을 앞두고

딱히 독실한 불교 신자는 아니지만 그래도 어릴 적부터 어머님이 초파일에는 연등을 달러 가까운 사찰에 다니고 하여 아무래도 종교는 불교 쪽에 가깝다 보니,

 

평소 인연이 닿은 사찰 세 곳에 연등을 달았는데

내가 살고 있고 자주 찾는 미륵산 쪽에는 한번 가봐야 한다는 숙제를 안 한 느낌 같은 찝찝함이 내 마음을 눌러 옮은 어찌할 수 없어 오늘 미륵산을 선택했습니다.

 

지난해 꿈자리가 하도 시끌벅적하여 사회생활하면서 알게 된 지인이 먼저 저 세상 사람이 되어 미래사에 모셔 두었다는 소문을 듣고 무작정 찾아갔더니 그날이 백중을 앞두고 천도재가 시작되는 입재(초재) 날이었습니다.

 

종무소에서 일면식도 없는 스님과 잠시 대화를 나누었는데

그 지인이 보통의 인연으로 살다가 간 것이 아니고 악업을 짓고 가지 않았냐며 자기가 별도로 백중날 천도재를 올리겠다고 하면서 굳이 내게서는 시주를 받지 않으려 하였습니다.

 

그 인연에 휩쓸려 천왕사에 부모님과 형님 두 분의 천도재를 올리게 되었는데

사찰도 결국 신도가 있어야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는 터,

약간의 미안한 마음도 일어서 오늘은 꼭 미륵산을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출발을 하려고 보니 시계가 12시가 지나고 있어

디백에 코펠, 버너, 생수 3, 라면 2, 김치, 소주 1, 마른오징어 2, 오렌지 1개를 넣어 출발했습니다.

 

북신시장통을 경유하여 시내버스 정류장에 당도하여 보니 용화사행 200번 버스가 정확히 18분 후에 도착한다고 알림판에 떠 있었습니다.

오던 길을 되돌아서 부산오뎅집에 들러 오뎅 3천 원 치를 사서 배낭에 넣고 그렇게 용화사행 버스를 타고 광장에 도착하여 미륵산에 올랐습니다.

 

용화사 광장~미수동 띠밭등~작은 망~큰 망~미래사 방향, 미래사 0.2km 앞에서 잠시 망설임~용화사 2.2km 임도 선택~약수터~미륵산 띠밭등~용화사, 보광전, 종무소~광장.

 

 

결국 미래사는 건너뛰고 용화사 종무소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이미 3군데 사찰에 초파일 연등을 달았기에 5만 원 정도를 염두에 두고 종무소 문을 두들겼는데 아가씨가 빼꼼히 내다 보고는 용무를 묻기에 초파일 연등을 달겠다고 했더니 종무소 안으로 들어오라고 하였습니다.

 

종무소 안에 들어가 아가씨 앞에 놓인 컴에 가족 등 10만 원이라고 적혀 있기에 순간적으로 혼란을 일으켰습니다.

결국 지갑 속에서 10만 원을 꺼내게 되었고 가족관계를 적으려고 하니 아가씨가 이전에 저희 절에 이전에 시주한 적 있느냐고 물어 그게 십수 년도 지났다고 했더니 여하튼 이름을 대 보라고 해서 '김봉은'이라고 하고는 덧붙여 '은'자는 한글 은혜 '은'자라고 했습니다.

 

내 경상도 발언 때문에 간혹 '언'으로 적는 경우가 허다해서 혹시나 그렇게 알아들을까 조바심에서...

 

이어서 자판을 두들기던 아가씨 왈

여황로 399-4 707호(북신동 진우일성타운) 맞지요?

 

그때도 도로명 주소를 사용했었나?

아! 네 맞습니다.

가족이 네명이네요.

엉겁결에 네라고 했지만 사실은 딸은 시집을 가서 우리 식구가 아닌 셈인데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렇게 초파일 연등을 달고는 산문을 나서는데 결코 발걸음이 가볍지 않은 것은 인지상정이지요.

 

광장에서 버스 출발을 기다리는데 뱃속이 쪼르륵 거리네요.

그리고 보니 오후 4시가 지났는데 샘터에서 물 한 바가지 마신 것이 전부네요.

 

미수동에 사는 석중이 친구 생각이 퍼뜩 났습니다.

어제가 어버이날인데 출가한 아들, 딸이 찾아나 봤는지, 몸도 성치 않는데 외롭게 혼자 쓸쓸히 지내지는 않았는지 싶은 마음에 전화기를 눌렀습니다.

 

평소 마누라, 자식새끼들 내 주머니 돈 떨어지고 나니 아무 소용없다는 말을 쏟았다는 소리를 들어기에...

 

그렇게 해서 미수동 삼겹살집에서 만나

내는 소맥 각 1병, 석중이는 환타 1병과 해물, 삼겹살 모듬구이와 볶음밥으로 마무리하고 헤어져 또 걸었습니다 집으로 고고...

      

 

미수동 띠밭등으로

맨 우측길이 있었는데 그 사이 샛길이 2개가 늘어났습니다

 

미수동 띠밭등

 

사진 우측 상단에 검은 점은 벌입니다

예전에 다른 산에서도 보았는데 큰 벌 한 마리가 구역 경계에 여념이 없었는데

오늘 여기서도 아래 사진 바위 주변에서 경계근무에 열중하고 있었습니다.

타 날벌레가 주변에 나타나기도 할라 치면 쏜살같이 물리치는 장면을 목격했습니다.

과연 저 곤충은 벌인지도 궁금하고 생김새는 참깨가 꽃필 때 나타나는 벌과 흡사한데 혼자서 집을 지킨다는 것도 내가 알고 있는 벌은 무리를 지어 산다고 알고 있는데...?

 

괴불주머니 꽃에서 꿀 채취에 여념이 없는 벌이 모양새는 조금 전 벌과 닮았는데 아까 벌은 전투형이었는데 지금 이 벌은 내가 자신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아는지 태연하게 작업 중입니다.

 

작은 망 오르기 전 우측에 숨어 있는 에이스를 닮은 바위굴

 

작은 망에서 내려다본 야소골

우측 성금산 중턱에 임도가 새로 개설되었네요

 

 

작은 망에서 바라본 큰 망

 

참싸리 꽃?

 

내가 이전에 알고 있었던 바다 백 리 길은 미래사에서 출발하여 미륵산 정상을 찍고 현성산을 지나 구 산양읍사무소 쪽으로 내려가서 도로를 건너서 야구장 옆으로 진행하여 희망봉을 지나 달아 전망대가 종점인 것으로 알았는데 이 시그널을 보니 미륵치에서 곧장 구 산양읍사무소 쪽으로 진행한다고 되어 있네요.  

 

좌측 연화도에서 우측으로 내, 외 초도, 봉도, 욕지도, 두미도 그 앞에 추도, 곤리도

용화사

 

산사나무 꽃

 

곤리도, 추도, 두미도가 일렬 선상에...

 

천년송을 위치 변경하면서 여러 각도에서 담아 보았습니다.

 

봉화대 터

 

 

미륵산 띠밭등

 

용화사 경내에서 올려다본 미륵산 정상

 

 

'산행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1.05.23(일) 천암산  (0) 2021.05.24
2021.05.15(토) 순천 금전산  (0) 2021.05.16
익산 미륵산  (0) 2021.04.25
2021.04.11(일) 고성 거류산  (0) 2021.04.12
2021.04.10(토) 남산제일봉  (0) 2021.04.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