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1.09.06(월)

버팀목2 2021. 9. 6. 09:11

2021.09.06(월) 비

 

우리 집 앞 화단에 핀 무릇(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 맥문동과 비슷)

 

네가 살고 싶은 대로

나는 네가

인생을 마음대로 살면 좋겠다

 

사람들이 인정하는 인생이나

올바르다 정해진 길 따윈 없으니까

 

넌 사랑이 가득한 아이

사랑받아 마땅한 아이

 

자존감이 충만한 사람은

대부분 자기가 살고 싶은 대로 산다던데

 

어깨 쭉 펴고 당당해지길

너의 감정과 생각은 너만의 것이니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사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완벽하고 빛나는 인생이니까

 

내일이 없는 것처럼

네가 하고 싶은 대로 오늘을 보냈으면

남들의 시선에 휘둘리지 않고

거침없이 너만의 미래를 그렸으면

 

온 마음 다해

네가 살고 싶은 대로 살면 좋겠다

 

작은 별이지만 빛나고 있어 -中-

 

가을이 오면

창 밖에 누군가 서성이는 것만 같다

 

문을 열고 나가보면 아무도 없다

그만 방으로 돌아와 홀로 서성 인다

 

산뜻한 가을바람이 서성이고

맑아진 가을 별이 서성이고

흔들리는 들국화가 흔들리고

 

가을 편지와 떠나간 사랑과

상처 난 꿈들이 자꾸만 서성이는 것만 같다

 

가을이 오면 

지나쳐온 이름들이 잊히지 않는

그리운 얼굴들이 자꾸만 내 안에서

서성이는 것만 같다

 

서성인다 / 박노해의 글이 가슴에 와닿는 가을!

장맛비가 촉촉이 내리는 초가을 저녁입니다.

 

내가 붙잡지 않은 떠나간 님도 가끔씩은 뇌리에 떠오르곤 합니다.

그래 다아 내 잘못이다,

내 옆에 붙들어 둘걸 하면서 한편으로 아쉬워 하지만 잠시 후 내가 잡아도 떠나갈 놈은 떠나간다고 자조해 봅니다.

 

이채의 남부군을 읽는데 p304에 덕유산 '송치골의 6개 도당 회의'라는 소제목이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조정래의 태백산맥 9편에서 '덕유산의 비밀회의'와 같은 내용입니다.

 

태백산맥에서는,

덕유산 송치골에서 남반부 6개 도당 위원장 회의에 남쪽 여섯 개 도당위원장들이 한 자리에 모이고, 거기에 전쟁 전의 지리산지구 사령관 이현상도 합석하는 회의였습니다.

 

회의 결과는, (태백산맥 내용 인용)

 

   이현상 선생이  남반부 유격대 총사령관이 되고, 각 도당 유격대는 그 지휘 아래 들어간다는 것이었다.

전체적 조직개편에 따라 각 도당은 '사단' 편제로 그 조직을 바꿔야 한다는 점인데 여기서 야기되는 중대한 문제점은 각 도당이 해체되고 단순한 군사조직으로 남게 된다는 사실인데 그 조직개편에 따르면 당이 군사조직이 당의 상위에 올라서도록 되어 있는 것이고,

 

   이것이야말로 당의 절대원칙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해당행위이며 도전행위가 아닐 수 없다고 논쟁이 벌어졌고,

그리고 회의 중에 가장 격렬하게 논쟁을 벌인 것이 전남도당 위원장(박영발)이었다는 말도 퍼졌다.

 

덕유산 회의를 마치고 돌아온 이틀 뒤에 전남 도당 간부회의가 소집되고 도당 사령부 부장급과 지구 사령관으로 제한된 긴급회의였다.

 

   도당 위원장 박영발이 회의를 주도하면서,

덕유산 회의의 결정에 있어서의 문제점 확인, 우리 도당의 입장에 대한 토론의 순서로 진행된 회의에서 덕유산 회의에서 조직 개편에 대한 제의는 이현상 동지에 이해 이루어졌고, 그 근거는 이승엽 동지의 지령에 근거를 두고 그 조직개편이 당의 지령임을 강조했는데,

 

당의 지령이면 지령서가 있어야 하고, 당이 이현상 동지를 총사령관으로 임명했으면 당의 임명장이 제시되어야 하는데,

이현상 동지는 그 어느 것도 가지고 있지 않았고,

단지 이승엽 동지로부터 강원도 후평에서 구두 지령을 받았다고 주장했고,

 

   후퇴 상황이라는 것을 십분 감안한다 하더라도 그것은 전혀 납득이 안 간다며 반대 표시를 명백하게 했다고 밝히며, 그 이유는 그 어떠한 경우에도 당이 군사조직에 우위를 상실할 수 없다는 절대원칙을 확고하게 믿음과 동시에 그 원칙을 지키고자 해서였다고 밝힙니다.

 

그러한 태도 결정의 결정적 계기는 지령서와 임명장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고로 그 어떤 경우에도 당이 군사조직에 우위를 상실할 수 없다는 절대원칙에 충실하면서 덕유산 결정을 배격하고, 현재의 조직과 체제로서 해방투쟁을 계속 전개해 나갈 것을 제의하여,

회의 참석자 전원의 전적인 찬동을 받아내고 독자 행보에 들어갑니다.

 

대하소설 태백산맥에서 덕유산 송치골 이야기를 살펴봤는데 거긴 '덕유산의 비밀회의'라고 적시되었고,

이채의 남부군에서 '송치골의  6개 도당 회의'는 어떻게 펼쳐지는지 살펴보겠습니다.  

 

 

태백산맥 내용 복사본

 

남부군에서 이채가 주장하는 '송치골의 6개 도당 회의'

 

   송치골은 남한 유격전 사상 매우 중요한 계기를 이룬 곳이다. 51년 5월 하순경 이 송치골에서 이현상 주재하에 처음으로 '남한 6도 도당 위원장 회의'가 열려 남한 전역에 대한 유기적인 빨치산 조직체계를 형성하고 투쟁방안이 협의되었던 것이다. 내 운명(이채)에도 영향을 미쳤던 전북 부대의 잉여 병력 차출이나 훗날 지리산에서 있었던 경남도당으로부터 남부군에 대한 간부요원 차출이 모두 이 송치골 회의에서 결정된 것이다. 소위 '6개 도당 위원장 회의'는 그 후에도 지리산 주변에서 3번쯤 더 소집된 적이 있었다.

 

   당시의 도당 위원장(괄호 안은 부위원장)은 다음과 같다. 사변초에 노동당 중앙당에서 임명된 그대로의 체제가 유지돼 있었고 대부분이 남한 출신들이지만 당시는 남북 노동당이 합당한 후이기 때문에 남로당계와 북로당계의 표면상 구별은 없었다.

 

   충북도당 위원장 이성경(정해수)

   충남도당 위원장 남충렬(유영기) 남충렬 본명은 박우헌

   전북도당 위원장 방준표(조병하)

   전남도당 위원장 박영발(김성우) 박영발은 일명 박현석

   경북도당 위원장 박종근(이영삼)

   경남도당 위원장 남경우(김삼홍) 김삼홍의 본명은 김병인

 

   이들은 모두가 30~40대의 장년들이었는데,  '송치골 회의'에는 거의 모든 도당 위원장이 직접 참석했었다고 들었다.

이현상은 '송치골 회의'에서 남한 빨치산의 공식적인 총수가 되었고 각도 유격부대는 차츰 사단 편제로 개편되어 이현상이 사령관인 '남부군 사령부'의 지휘 하에 들게 되었다. 들은 바로는 '송치골 회의'에서는 각 도당 위원장과 이현상 사이에 주도권을 둘러싸고 일대 격론이 벌어졌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남한 전역에서의 이현상의 권위는 그때까지만 해도 절대적인 것은 아니었고, 그가 남한 빨치산의 총수로 '추대'된 것도 북의 지시에 의한 것은 아니고 이승엽에 의한 남로계의 공작이었던 것으로 보여진다.

 

   가장 격렬하게 이현상에 대립한 것은 전남도당 위원장인 박영발이었다고 한다. 경북 봉화 출신인 그는 일제 때부터 건축 토목 노동자로 일해온 진짜 '기본 계급 출신'이었다. 해방 후 전평 산하의 토건 노조 위원장, 전평 서울시 평의회 조직부장, 남로당 서울시당 노동부 부장, 남로당 중앙당 노동부 지도원을 거쳐 월북했다. 박헌영의 추천으로 모스크바 고급 당학교에서 6개월 과정을 마쳤으며, 공산주의 이론으로는 이현상을 능가하는 자였다.

 

   이른바 '도까다' 출신답게 고집도 매우 세었던 모양으로 끝내 이 결정에 불복하고 독자노선을 걸었다. 이 결정에 의한 사단 개편은 대체로 4개월 후인 이 해 9월경까지 완료됐는데, 전남 부대만은 끝내 사단 편제를 거부하고 이현상의 휘하에 들지 않았다.

 

이로써 조정래의 대하소설 '태백산맥'과 지리산 빨치산 수기 이채의 '남부군'에서 송치골 회의 내용이 일맥상통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의신마을 대성골을 주무대로 활동했던 남부군 총사령관 이현상은 인근 빗점골에서 총에 맞아 죽었고 화개장터 앞 백사장에서 화장을 했다고 하는데,

 

'송치골 6개 도당 위원장 회의' 말미에,

후일 남로당 숙청 재판과 때를 맞추어 지리산 산중에서 박영발 등이 이현상을 단죄 할 때 그 책벌 이유 중에 이 덕유산에서의 이현상의 총수 추대가 열거된 것을 보면 송치골 회의에서의 갈등이 단순한 헤게모니 쟁탈전이 아니라 이현상을 거세하기 위한 평양 당국의 밀명이 이미 박영발 등에게 내려진 결과였다는 개연성이 충분하다. 고 적은 것으로 보아 이현상의 말로는 아직 남부군에서는 밝혀지지 않았는데 만일 이채가 그 사실을 끝까지 적시하지 않는다면 정지아의 '빨치산의 딸'에서 살펴볼 요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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