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2.09.10(토)

버팀목2 2022. 9. 10. 15:12

2022.09.10(토) 흐림 추석

 

 

 

 

고향 마을 큰집 옥상에서 서쪽 바다를 바라보면 부채 섬 오른쪽으로는 사량도 상도 불모산과 왼쪽으로는 하도 칠현봉이 고개를 내밀고 있다.

 

고향마을 앞바다에는 부채 섬이 있고 좌측으로 보이는  섬이 도산면 오륜리 읍도다.

 마을 아래 바다에서는 어릴 때 여름철이면 멱감고, 문조리 낚아 회 쳐 먹었던 추억이 어려 있는 곳이다.

 

남쪽으로는 도산면 원산리 원동마을 뒷산인 시루봉이다. 

저 산기슭에 내 증조부 산소가 있었다.

 

증조부가 자기 조부로부터 물려받은 유산인 선산을 장남에게 물려주지 않고 셋째 아들에게 물려줌으로써 그동안 자손 대대로 선산 문제로 풍파를 겪었다.

 

  

옛날에는 부엌 앞에 장독대가 있었는데 세월이 흘러 이제는 옥상에 자리를 잡았다.

맨 우측 제일 큰 도가지가 우리 조상 대대로 사용하던 장독이다.

 

그리고 우리 어머니가 바람만 불면 오리 길 벽방산 밑 먼물 샘에서 이고 온 물을 밥그릇에 떠서 정화수로 장독대 위에 올려놓고 두 손 모아 전남 여수 삼양사에서 무역선에 종사하던 장남의 무사안녕을 기원하던 곳이다.

 

  

마을 앞 부친 산소

고성 상리 이화공원묘지에 있는 큰 형님 산소

 

이번에 형님 옆자리로 이사 온 형님 친구 산소

 

일주일째 규민이와 셀카 놀이

 

 

임인년 추석을 잘 보내고 왔다.

 

지난 09.04.09:20경 죽림에 사는 딸 지윤이 한 데서 다급한 목소리의 전화가 와서 하는 말이 통영 지역에서 유일하게 코로나19 내원 치료가 가능한 병원이 서울 아동병원이라며 내 더러 가서 예약을 해 달라고 했다.

 

승용차를 운전하여 병원으로 가면서 앞으로 일어날 온갖 예측 가능한 일들을 떠 올려 보며 그림을 그려 본다.

 

대기자 순번 40번을 받았다.

소요시간을 문의하니 약 1시간이란다.

 

지윤이 한테 접수 내용을 전달하고,

집에 도착과 동시에 큰 가방 2개와 9살 초교 2학년 현종이와 지난 8월에 첫 돌을 지낸 규민이가 우리 집으로 피양을 왔다.

 

그렇게 외손자 두 녀석과 동거가 시작되었다. 

 

아침 8시 20분에 집에서 출발하여 현종이를 통초에 등교시키고,

집에 돌아와서 아침식사를 마치고 나면 집 사람은 육아 돌보미 일자리를 출산율이 낮은 요즘 잃을까 봐 연차도 내지 못하여 출근하고 나면,

 

학교 수업과 학원 두 곳을 마치고 돌아온 현종이와 규민이는 그 시간부터 내 몫이다.

 

저녁 7시경 규민이에게 이유식을 먹이고, 8시경에는 우유 240mg을 전자레인지에 50초간 데워서 먹이고는 등을 두드려 트림을 시키고 는 30분 정도 지나서 안방 침대 위에 누이고는 소등을 한다.

 

약 10분간 손바닥으로 배를 두드리면 규민이는 잠이 든다.

 

이어서 현종이에게 저녁밥을 먹자고 하면 할머니 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할머니가 차려 준 밥을 먹겠단다.

 

21:30~40경 집 사람은 귀가한다.

 

오늘이 일주일째다.

 

추석날 아침 고성 큰집으로 죽림에 사는 아들이 둘이 나섰다.

 

추석 명절 제사를 조카들, 손주들, 아들과 지내고 예전과 다름없는 추석날 아침을 보내고,

 

마을 앞 부친 산소에 성묘를 다녀오고, 이어서 상리면 이화공원묘지에 있는 큰 형님 산소에도 성묘를 다녀왔다.

 

2018년 음력 9월 초 닷새 날 돌아가신 큰 형님은 생전에 유언처럼 자식들에게 자신은 죽으면 화장하고, 너희 어머니는 매장해 달라고 일렀다는 말을 듣고는,

차마 자신을 매장해 달라고 하지 못하여 에둘러 형수를 매장해 달라고 하신 뜻을 받들어,

 

요양병원에 문병을 갔다가 임종이 가까워 옴을 느끼고는 장례식장을 운영하는 후배를 불러서 미리 이화공원을 방문하여 그곳 ㄷ대표를 직접 만나 형님의 산소 자리를 입구 주차장 반경 50m 내 접근이 용이한 장소로 구두 예약해 두었었다.

 

형님의 장례식이 있던 날 우측 옆자리가 비어 있었고 이후 2년 동안 설, 추석 성묘를 다닐 때도 줄곧 비어 있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성묘가 2년 동안 사회적 거리두기로 통제되었다가 이번에 갔더니 빈자리에 부부 합봉 묘가 들어와 있었다.

 

성묘를 마치고 돌아올 때쯤 비석을 읽어 보던 장조카가 아버지 친구의 묘지라고 했다.

 

참 우연치고는.....

 

6년이나 먼저 돌아가신 임 씨 묘는 다른 곳에 있다가 자식들이 좋은 자리로 이장을 했다고 한다.

 

그나저나 영혼들이나마 같은 고향 친구끼리 옆자리에 있으니 덜 외로우실 것 같다고 성묘를 마치고 다녀와서 홀로 계신 큰형수님과 점심상을 같이 하며 나눈 대화였다.

 

저녁에는 집으로 돌아와서 통영에 사는 사위 박서방과 딸 지윤이 부부 둘이 제외하고,

 

손아래 처남 부부, 프랑스 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처조카 정익이, 우리 부부, 아들 동완이, 외손자 현종이와 규민이 이렇게 여덟이 둘러앉아,

좋은 데이 소주, 도산 막걸리, 100세주, 양주, 베트남산 소주까지 동원되어 추석날 밤을 하얗게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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