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2.11.20(일)

버팀목2 2022. 11. 20. 09:04

2022.11.20(일) 흐림

 

 

☆        가     을     앓     이

님의 곱다란 심성은 꽃 향기 같습니다
고혹적인 향기를 가슴마다 산들산들
흔들어 놓으며
아련한 그리움을 불러들입니다

발길 끊긴 마음 자드락길 모퉁이에
먼 날에 걸음 놓던 햇무리가 모처럼
찾아들면
아득히 먼 빛으로 머물던 얼굴이
애련의 손짓을 보내옵니다

님의 숨결이 드리우는 계절에는
떠나보내는 슬픔 없이
석별의 눈물 둘 일 없이 머물게 하여
주세요

가을 이별은 
너무 나도 가혹합니다

그리움 빛 물든 연인들의 외로운 마음도
님께서 책임지세요

님께서
울려 놓은 애잔한 눈물들을
달랠 수 있는 이 또한 님이기 때문입니다


☆* 삶이 흐르는 여울 목 *   중에서 /  주  응   규      글



♤      에        필         로      그

별 빛 무수히 쏟아지는 까만 밤
시리도록 보고 싶은 그대가 몹시도 그리워
하얀 밤 꼬박 새워 뒤척입니다

서리 내린 차가운 새벽까지
잠 못 들고 애태우며 베갯머리 적시는
간절한 몸부림

그대여 오시나이까

저 하늘에 걸린 초승달
새벽녘 질 때까지 그리워 너무나 보고 싶어
처마 끝에 훤하게 화 등 밝히고
그대 오길 오매불망 기다립니다

☆ 그대여 오시나이까   /   홍      대   복

☆* 초 련 화 *    중에서  ♡

 

소공원의 가을 

 

 

소공원의 은행나무도, 장골산의 북사면 언덕배기도 노란색으로 가을을 맞고 있다

 

 

아무 일도 없는 일요일 아침 늦잠을 즐겼다.

그리고 집사람이 차려주는 늦은 아침밥을 먹고는 어젯밤 잠들기 전에 맘먹었던 미륵산 산행은 포기 쪽으로 기울어졌다.

 

말 그대로 아무것도 하기 싫어졌다.

 

정오가 지나자 점심밥을 차려 줄 거냐고 묻는 집사람의 물음에 '노'라고 답했다.

 

오후 세시가 지나자 배고픔을 느끼고는 앞 베란다에서 생김치와 군고구마로 점심을 때웠다.

네시쯤 갑자기 지인이 전화를 하여 메기탕 한 그릇 하러 가자고 한다.

목욕탕을 잠시 다녀와서 가자고 해놓고 동원탕으로 내달렸다.

 

5시쯤 집사람에게 전화를 하니 받지를 않아 문자 메시지를 남겼다.

"저녁밥 알아서 해결하시오"

 

샤워를 하고 나오니 집사람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디냐고 물으니 죽림이란다.

저녁을 거기서 해결하고 오시오라고 하고는 새 풍화 식당으로 갔다.

 

메기탕이 나왔는데 별로 구미가 당기지를 않는다.

오후 늦게 먹은 고구마 탓이다.

밥은 반공기 이상을 남겼다.

 

메기탕을 안주로 삼아 좋은 데이 한 병을 마시고 온정 택시를 불러 지인을 집으로 보내고 홀로 걸어서 집으로 왔다.

 

깊어만 가고 있는 가을밤이다.

 

내겐 이 가을이 유난스럽게 아픈 계절이다.

효도 한번 해보지 못한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신 계절도 늦은 가을이다.

내 가슴에 생채기를 남기고 떠나간 사람들도 거의 이 가을에 떠났다.

 

오늘처럼 초저녁에 이슬비가 내리고,

집안에 내 혼자 있는 이 시간의 가을밤은,

가혹하리만치 내게 고독을 안겨준다.

정말 쓸쓸하다. 짠하고 아리다.

 

잠도 오질 않고,

객지에서 친구가 왔다고 이웃에 사는 윤x아 친구집에 간 집 사람은 밤이 깊었는데도 오질 않고 배는 고파오고 하는 수없이 라면을 한개 끊여 매실마을 한 병을 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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