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10.16(월) 흐림
☆ 시 월
내 사랑하리 시월의 강물을
석양이 짙어가는 푸른 모래톱
지난날 가졌든 슬픈 여정들을, 아득한 기대를
이제는 홀로 남아 따뜻이 기다리리
지난 이야기를 해서 무엇하리
두견이 우는 숲 새를 건너서
낮은 돌담에 흐르는 달빛 속에 울리던
목금 소리, 목금 소리, 목금 소리
며칠 내 바람이 싸늘히 불고
오늘은, 안개속에 찬비가 뿌렸다
가을비 소리에 온마음 끌림은 잊고 싶은 약속을
못다 한 탓 이리
아의
석등 곁에 밤 물소리, 누이야 무엇하나
달이 지는데 밀물 지는 고물에서 눈을 감듯이
바람은 사면에서 빈 가지를
하나 남은 사랑처럼 흔들고 있다
아의
석등 곁에 밤 물소리
낡은 단청 밖으로 바람이 이는 가을날
잔잔이 다가오는 저녁 어스름
며칠내 며칠 내 낙엽이 내리고
혹 싸늘히 비가 뿌려와서 절 뒤울 안에 서서
마을을 내려다 보면
낙엽 지는 느릅나무며 우물이며 초가집이며
그리고, 방금 켜지기 시작한 등불들이
어스름 속에서 알 수 없는 어느 하나에로
합쳐짐을 나는 본다
창 밖에 가득히 낙엽이 내리는 저녁
나는 끊임없이 불빛이 그리웠다
바람은 조금도 불지 않고 등불들은
다만 그 숱한 향수와 같은 것에 싸여지고
주위는 자꾸 어두워 갔다
이제
나도 한 잎의 낙엽으로
좀더 낮은 곳으로 내리고 싶다
☆* 오늘 하루만이라도 * 중에서 / 황 동 규 글
♤ 에 필 로 그
나비는 날개가 무거워 바위에 쉬어 앉았다
평생 꿀 따던 꽃대궁처럼 어지럽지 않았다
등판에 밴 땀내도 싫지 않았다
달팽이 껍질에 무서리 솟던 날
마지막 핀 꽃 듣던 바로 그 다음날
바람은 낙엽인 줄 알고 나비의 어깨를 걷어갔다
나비의 몸은 삭은 부엽에 떨어져
제 주위의 지층을 오래 아주 오래 굳혀 갔고
바위는 느리게 아주 느리게
제 몸을 헐어 가벼워졌다
나의 마라톤 입문 과정과 등산 입문 과정에 대해 되돌아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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