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4.01.04(목) 월드마트 장보기

버팀목2 2024. 1. 4. 11:48

2024.01.04(목) 맑음 9˚ / -1˚

 

 

☆           아  름  다  운   편  지

참, 많이 당신과의 만남을 기다려 왔던 지난날이 있습니다
당신 때문에 참 많이 아팠고 당신 때문에 참 많이 슬펐지만
당신의 사랑 하나로 버터온 지금에야 생각해보니 버거운 사랑이지만 

아픔도 슬픔도 사랑이 있었기에
이겨낼 수 있었고 아픔이 슬픔이 아름답다는 걸 느꼈습니다

비록, 매일 얼굴을 맞대고 웃음꽃을 피우지는 못하지만
이렇게 한걸음 물러서서 바라보는 시간마저도 기쁨이 되었습니다
며칠 자리를 비운다는 말이 다시는 못 볼 것같은
생각이 들어 하루하루가 두려운 날도 있었습니다

한참을 보낸 어느 날
환한 목소리로 잘 다녀왔다는 듯이
고개 내민 당신의 핸드폰 음성에
그 동안 작아졌던 가슴을 다시 자랄 수 있게 풀어 주었습니다

당신은, 이런 나를 모르실 겁니다
큰 욕심을 내어 당신을 사랑하지 않으렵니다
단지, 추스릴 수 있는 작은 바램이 있다면
내 안에서 당신이 아픔 없이 살기를 원할 뿐입니다

가지고 싶지만 가질 줄 모르고
좋아하고 싶지만 좋아할 줄 모르는 당신을
만나기 전 배운 사랑을 다시 꺼내어 보지만
아프기만 합니다, 슬프기만 합니다

하지만 이제는
늘 너와 함께 한다는 당신의 그 한 마디에
더 이상 아프지도 슬프지도 않습니다
버거운 사랑도 당신을 사랑하는 
그 이유 하나 때문에 이제는 당신은 나에게
나는 당신에게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당신이라는 섬에 갇힌 남자 난 당신이란 사람의
섬에 갇힌 여자가 되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의 섬에 갇힐 수 있다는 거
그게 바로 행복이라는 당신의 말에
눈물이 흐릅니다, 행복의 눈물이 흐릅니다


☆* 너를 사랑하다 사랑하는 법을 배웠다 *  중에서  /  김    정    한          글



♤          에           필           로         그

기다림이
이렇게 설레는 줄 몰랐다
꽃봉오리 막 터지기 직전의 그런 설렘이구나

 

바람이 불어야 바람을 들이고

햇살이 비추어야 커튼 열어 햇살을 들이 듯

멀리 있다고 생각한 잊지 못함이 

 

또 

다른 행복으로 와줄 줄 몰랐다

 

☆ 또 다른 행복  /   송   정   숙

☆* 시 사랑 싱의 백과사전* 중에서

 

 

 

새벽 5시에 잠이 깨어서 화장실 다녀와서 다 잘거라고 맘먹었는데 잠이 오질 안았다.

스마트폰을 열고 대충 훒어 보고는 2024.01.01자 신문을 제켜 둔 것을 펼쳤다.

 

동아일보 A18면 신춘문예 2024 '신춘의 글꽃 만추에 활짝' 편을 읽었다

당선자 평균 연령이 47.9세로 2022년 37.4세, 2023년 34.8세보다 10세 이상 높다고 한다.

 

"소설을 30년 가까이 꾸준히 썼죠, 한 100편 정도 쓰다 보면 언젠가 당선되지 않을까 생각하며 버텼습니다." 202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단편소설 부문 당선자 임택수 씨(55)는 50대의 뒤늦은 등단이 멋쩍다는 듯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만추(晩秋)에 이르러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꺼내 보인 이들은 당당하게 "삶의 고통과 슬픔을 관통한 사람만이 쓸 수 있는 글이 있다"라고 외쳤다.

▣동아일보 기사 내용 인용

 

"시 당선작"

 

왼편

                한백양

 

집의 왼편에는 오래된 빌라가 있다

오랫동안 빌라를 떠나지 못한

가족들이 한번씩 크게 싸우곤 한다

 

너는 왜 그래, 나는 그래, 오가는 

말의 흔들림이 현관에 쌓일 때마다

나는 불면증을 지형적인 질병으로

그 가족들을 왼손처럼 서투른 것으로

 

그러나 아직 희망은 있다

 

집의 왼편에 있는 모든 빌라가

늙은 새처럼 지지배배 떠들면서도

일제히 내 왼쪽 빌라의 편이 되는

어떤 날과 어떤 밤이 많다는 것

 

내 편은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아직 잠들어 있을 내 편을 생각한다

같은 무게의 불면증을 짊어진 그가

내 가족이고 가끔 소고기를 사 준다면

나는 그가 보여준 노력의 편이 되겠지

 

그러나 왼편에는 오래된 빌라가 있고

오른편에는 오래된 미래가 있으므로

나는 한 번씩 그렇지, 하면서 끄덕인다

 

부서진 화분에 테이프를 발라두었다고

다시 한 번 싸우는 사람들로부터 

따뜻하고 뭉그러진 바람이 밀려든다

밥을 종종 주었던 길고양이가 가끔

빌라에게 밥을 얻어먹는 건 다행이다

 

고양이도 알고 있는 것이다

제 편이 되어줄 사람들은 싸운 후에도

 

△1986년 전남 여수시 출생 △동국대 국어국문학과 졸업

당선 소감 : 두렵기 때문에 앞으로도 쓰고 또 쓰며 살아갈 것이다.

 

 

배고픔을 느꼈다.

거실 밖은 새벽녘에 불이 환히 밝혀졌다가 이내 소등되었다.

 

밖으로 나와보니 집사람은 일터로 출근하고 없다.

월드마트로 가서 나주곰탕, 산청 우렁된장국, 3분 소고기카레, 햇반 등을 구매해서 집으로 돌아와서 직접 아침상을 차릴 거라고 생각하고 집에 도착하니 집사람이 일을 마치고 돌아와 있었다.

나주곰탕을 데우고 참조기 한 마리를 구워주어 맛있게 아침밥을 물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