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4.02.12(월) 고성 상리면 이화공원 묘지에 성묘를 갔다.

버팀목2 2024. 2. 12. 09:49

2024.02.12(월) 흐림

 

 

☆  늙  는   다  는    건

늙는다는 건
나를 비우는 것이다

머리를 비운 기억 상실, 가슴을 비운 욕망 상실
뼈를 비워 아픈 바람을 맞으며 살은 점점이
분해되어 허공으로 비산하는 것

늙는다는 건
살아서 몹시 그리운 사람
저승에서 만날 수 있을까

서러움보다는 설렘임으로
산산이 부서지는 나를 느끼며 하루하루를
소중하게 새벽을 맞이하는 것

아 ~
오그라져 바스라져
폐기직전의 해골 닮은 나를
그대는 기억할 것인가
잊혀지는 나의 사랑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어차피
터럭 같은 인생
무거운 몸으로 신세를 지느니
물 위에 소금쟁이처럼 가벼워져도

영육이
자연스레 해체되어
완벽하게 환생할 수 있도록
내 사랑을 위하여 오래오래 살아야 할 일


☆* 당신의 마음은 빈 집 *   중에서   /   공    석    진           글



♤       에             필             로            그

 


아침 이슬 같은 무지개 같은 그 순간 있었느니
비바람 같은 파도 같은 그 순간 있었느니
구름 비치는 호수 같은 그 순간 있었느니

 

기억만이 
아련한 기억만이
내리는 눈 같은
안개 같은

☆ 기억만이      /      피     천     득

☆* 시 전 집 *    중에서  ♡

 

 

 

 

 

아침에 눈을 뜨고는 한참 동안 지난밤 꿈을 연상해 보았다.

 

꿈 내용을 정리하면,

양미경 수필교실 수강생 중에 김 XX 선생님이 결혼을 한다고 해서 초청을 해서 결혼식장에 갔었다. 식장 내 좌석이 한정돼 있어서 수필교실 수강생들은 미리 만찬장으로 갔는데 만찬장이 고향마을 이웃집에 잔치 음식들이 차려져 있었다 그런데 그곳도 딱 20석이었다 대충 둘러보니 우리 일행이 30여 명이 가까웠다.

 

그래서 다른 식당으로 누군가가 가자고 해서 이동을 하는데 땅바닥이 흙탕길이었고 모두 일행들의 신발이 진흙탕에 빠져 엉만진창이라서 건너편에 있는 우리 옛집으로 가서 마당에 있는 수돗가에서 신발을 씻자고 내가 안내를 해서 큰집으로 들어서니 대청마루에 큰 형님이 낮잠을 자고 있다가 인척소리에 일어나더니 수돗가에서 신발을 씻고 있는 우리 일행들을 나무라는 것이었다. 내가 형님에게 내가 데리고 들어왔다고 양해를 구해도 무지막지하게 나무라는 것이었다 내 체면이 말이 아니었다. 심지어 내게도 험악한 얼굴로 뭐라고 나무라는 형국이었다.

 

어제 조카들만 형님 산소에 성묘를 보낸 것이 못내 서운했던 모양이다.

 

아침 식사로 떡국을 끓여주어 먹고는 소주 한 병과 생선 두어 조각, 한라봉 1개, 바나나 1개, 明揣香 1통(라이터)을 들고 고성 상리면 자은리 소재 이화공원묘지로 갔다.

그런데 산소를 찾지 못해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고향 친구 최삼도 부부가 나타났다.

 

나중에 찾았지만 형님의 산소에서 3 계단 아래에 자기 큰형수 산소였다 경북 성주에 살고 있는데 설명절이라고 성묘를 왔다고 한다 그리고 관리사무소 인근에 자기 모친 산소도 있다고 했다.

삼도 친구의 큰형수는 대가면 연지리 방화골 출신으로 내 친구 추정구의 누님이기도 하다. 지난해 급사했다고 추정구로부터 들었다  내하고도 너무 잘 아는 사이였는데 초상이 났다는 부고 연락을 받지 못했었다 연락을 받았으면 당연히 문상으로 갔어야 하는 같은 마을 둘째 형님 친구의 부인이기도 하다.

 

이런저런 세상사 이야기를 대충 나누고 헤어졌다

말 그대로 竹馬古友인데 아쉬운 만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