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4.06.29(토) 용궁식당 쑤기미 매운탕

버팀목2 2024. 6. 29. 15:14

2024.06.29(토) 비

 

 

 

 

☆   미    련

선명하게
새겨졌던
사랑도, 아픔도

시간 흐른 후에는
퇴색된다 하기에
그 시간이 오길 바랐었는데

누렇게
변해버린 오랜 된 사진처럼
색을 잃어가는 것들이
이토록 아쉬워질 줄 몰랐네

가슴
찢어내던 그 아픔도
강물처럼 흐르던 그 눈물도

지금
다시 그리워지는 건
재가 되지 못한 사랑이었기 때문일까


☆* 시 전 집 * 중에서  /    조 이 랑 글



♤ 에 필 로 그

펼치지 못한 기대와 희망 만으로
하루종일 기다려 본 적 있습니까

우산을 쓰고 있어도 흥건희 젖어버린 마음을
닦아내고 닦아내다 주저앉아 울어 본 적 있습니까

길 모퉁이에 숨어 그 사람 뒷모습 보다가
고개 떨구고 터져 나오는 눈물 참으려고
입 틀어막은 적 있습니까

너무 아픈데 힘들어서 미칠 것만 같은데
이게 사랑이랍니다
이 마음이 사랑이랍니다


☆ 오지 않을 거라는 거 알면서도 / 작자 미상


☆* 시 전 집 * 중에서   ♡

 

 

 

 

 

 비도 오고 토요일이다. 얼큰한 매운탕 생각이 떠올랐다. 여름철 제철인 용궁식당 쑤기미 매운탕을 먹으러 갔다. 그런데 막상 매운탕이 가스레인지 위에 올라왔는데 알이 반이다. 쑤기미는 금어기가 없나 보다. 무릇 생선이 알을 배면 생선은 맛이 없다. 알로 영양분이 가기 때문에 진즉 생선 살코기에는 진 맛이 없기 때문이다. 간이 골고루 배이지 않아서 그렇나 싶어서 가스 불을 올리고 당시 끊여 보았지만 시원한 맛이 돌아오지 않았다. 그렇게 쑤기미에 대한 이미지만 흐려 놓고 왔다.

 저녁무렵 날은 어둑해져 가는데 경천이는 낮에 전화를 해가지고 어제께 메시지를 보냈는데 반응이 없었다고 하기에 전화를 끊고 창을 열어보았더니 토, 일요일에는 '애' 저녁밥을 챙겨주어야 한다면서 저녁 식사를 잘하라고 문자가 들어와 있었다. 성기는 전화했더니 비진도에 내려가 있다고 한다. 종진에게 전화했더니 저녁에 친구들 모임이 있다고 한다. 결국 가정으로 돌아왔다.

 집사람에게 전화를 했더니 현종이 식구들이랑 죽림 일공샤브샤브 식당에 가자고 한다. 비는 청떼같이 퍼붓는데 엘리베이터 타고 1층으로 내려갔다가 되돌아 올라와서 신발을 갈아 신었다. 장아 대용으로 겨울용 가죽 부츠로 갈아 신고 나가서 온정택시를 불렀다. 하필 콜 받고 온 택시가 문정이 형 차였다. 죽림으로 넘어가면서 이런저런 근황 이야기를 나누고 또한 서원열이 형 근황도 물었다.

 죽림에 도착해서 만원짜리 한 장을 조수석으로 던져 놓으며 잔돈을 놔놓으라고 했더니 차비를 안 받을 거리고 작정했다면서 오천 원권 한 장을 퍼뜩 꺼내서 내 소맷자락을 붙잡고는 안 받으면 바깥에 던져 버릴 거라고 소리를 쳐서 하는 수 없이 받아서 내렸다.

 비는 죽림에 도착해서도 멈출줄 모르고 쏟아지고 있었다. 일공샤브 식당에 들어서니 손님이 가득이다. 장사도 비와 관계없이 되는 집은 되고 안 되는 집은 안 되는 것이다 싶었다.

저녁식사를 하고는 굳이 지윤이가 비도 오는데 데려다 주겠다고 하는 것을 그냥 택시 타고 가겠다고 하고는 집으로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