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0.12.03(목)

버팀목2 2020. 12. 3. 09:06

2020.12.03(목) 맑음

대입 수능일이라고 유난히 시끄럽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확인자도 병원에서 수능을 치를 수 있는 세상입니다.

코로나의 창궐로
연말 각종 모임도, 해돋이 행사도 중지가 아니고
정지입니다.

연일 자기들이 임명한 검찰총장과 법무부 장관의 충돌로 나라가 개판이 된 지 오래고 이젠 지겹습니다.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세상이 도래했구나를 실감하고 삽니다.

다시 읽은 조정래의 태백산맥 5. 제2부 민중의 불꽃. 23 자유민주주의라는 허울

 

교사였던 손승호의 학부모가 학교로 찾아와 아들이 손녀딸만 셋을 두고 빨치산이 되어 산으로 떠났는데 그 빨치산 고두만의 아버지가 손자를 낳아 대를 잇도록 하라는 유언을 남기고 죽자 손승호에게 부탁한 것이 화근이 되어 손승호는 김범우에게 부탁하고 김범우는 계엄사령관 심재모를 찾아갔고, 다시 율어로 가서 염상진을 만나 합의를 하여

 

고두만의 처 칠동 댁을 율어면으로 들여보낸 계엄 사령관 심재모가 벌교 지주들의 모함으로 용공행위로 체포되었다가

서민영, 김범우의 구원 활동으로 석방되어 복직하게 되었고,

 

근무처인 단양으로 떠나기 전 심재모가 자신을 도와준 이학송과 민기홍에게 인사를 치르고자 김범우에게 부탁하여 서울에서 술자리를 마련하였는데, 지방 출장 중인 민기홍은 연락이 닿지 않았고

국도 신문 기자 이학송, 손승호, 김범우, 심재모가 합석한 술좌석에서 시국에 대한 논쟁을 하던 중

 

시국 전개에 대한 이학송의 이야기를 듣던 손승호가 미국을 비판하고 쏘련을 두둔하는 식의 언행에

이학송의 주장은

 

[우리 땅을 강점한 두 외세가 우리 민족을 망친 행위에는 조금치도 경중이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싶었던 거요. 다 아는 사실이지만, 그들 두 강대국은 고맙고도 황송하게도, 우리한테 자치능력이 없으니까 자기네들이 신탁통치를 해주겠다고 나섰잖소? 그게 침략을 합리화하는 일방적인 강대국 논린데, 그럼, 과연 우리에게 자치능력이 없었던가? 천만에, 우린 1차로 건국준비위원회를 통해서, 2차로 조선인민공화국을 통해서 완전한 자치능력을 확보하지 않았던가 말이오.

 

먼저, 건준이나 인공의 구성원을 보면 친일세력을 완전 배제한 상태에서, 어떤 이념에 구애되거나 편중되지 않고 양심적 민족세력으로서 자유민주주의 세력, 공산주의 세력, 중도우파 세력, 중도좌파 세력을 망라해서 민족적 민주세력의 연합체를 만들었었소.

 

그리고, 이런 상부조직에 호응해서 전국에 걸쳐 지방조직이 자발적으로 구성되었지. 이 두 가지의 엄연한 사실은 무엇을 말하는 거요? 상부조직은 해방조국 앞에 사욕 없는 정치 양심을 나타냄과 동시에 화합하는 정치능력을 보인 것이오. 그리고, 하부조직은 우리 민족이 새로운 나라 건설을 얼마나 원하고 있으며, 그 능력이 얼마나 확고한지를 증명한 것이었소.

 

그런데 미군정이 한 짓은 뭐였나. 바로 그 인공을 부인하지 않았소. 그 행위는 바로 우리 민족 전체를 부인하는 만행이었소. 그럼, 상황을 바꿔서 생각해 보세. 미국과 쏘련이 바뀌어서, 아니 그렇게 하면 복잡하니까, 인공이 서울이 아닌 평양에서 구성되었다면 쏘련은 어땠을 것 같소! 인정일까, 부정일까? 그들도 미국과 마찬가지로 부인했소. 그들고 미국처럼 자기네한테 필요한 정권을 세워야 하는데 인공은 민족주체적 정치조직이고 따라서 외세배격적 민족세력이었기 때문이오.

 

우리는 우리의 훌륭한 자치능력을 새로운 침략자들의 폭력으로 파괴당했소. 이렇게 남북으로 갈라져 있는 상태에서 하나로 합쳐질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 무엇인지를 내 나름대로 아무리 생각해 봐도 인공과 같은 구성, 그 이상은 없소.

 

모든 이념을 가진 조직이 한 테두리 안에 모이고, 그 속에서 각기 정치활동을 전개하고, 그리고 선택은 오로지 국민 전체에게 맡기는 거요. 그 결과로 권력을 맡은 세력이란 그것이 어떤 이념을 표방하든 민주 제일의 정신에 입각해 있는 민주주의 정권이기 때문이오. 우리가 잃어버린 그 기회의 회복은 앞으로도 두고두고 생각해야 할 민족적 과제가 아닐까 싶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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