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3.02.11(토)

버팀목2 2023. 2. 11. 13:43

2023.02.11(토) 흐림

 

 

☆      당  신  의   편  지

편지가 왔다
언젠가는 오리라 믿었던 편지가
세상의 가장 외딴곳 내 주소를 찾아
거짓말처럼, 꿈처럼 정말 왔다

지금껏 살아오며
잘 못 배달 된 편지를 얼마나 많이도 받았던가


풀잎 소녀가 보낸 예쁜 꽃 편지
알 수 없는 의문 부호로 가득한 사연들
무거운 부고장 
각기 다른 사람들에게 일곱 통을 보내지 않으면
불행이 닥치리라 협박한 행운의 편지

언제까지 갚지 않으면 고발조치 하겠다는
붉은 글씨의 청구서까지
용케도 모두 내 이름과 주소를 달고 있었지만
툭 던지고 간 돌멩이 같은 것
정녕, 내가 받아야 할 편지는 아니었다

잘 쓰여진 글씨와 화려한 문장 
한 통 한 통마다 사연은 얼마나 다양했던가
 
그 중엔
아름답고 소중한 사람이 없었다
단정할 순 없지만
그것조차 지키지 못할 약속으로
나를 시험하려 했거나 달콤한 사탕을 발랐거나
심지어는 발톱을 감춘 채 협박하거나 모함하기도 했다

꽃바구니에 가득 담아 보낸 꽃과 향기는
이내 시들어 고약한 냄새를 감당하며
버려야 하는 수고로움을 감내하게 했다

글을 모르는 어미가
자식만이 알아볼 수 있는 표식으로 마음을 담듯이

디나만이 알아보고 느낄 수 있는 언어로
나를 감동께 한 당신의 편지

한 마리 한 마리 천 마리 종이학을 접듯이
고이 접어 보낸 당신의 편지는
작은 옹달샘물처럼 어느새 
산정에서 바다까지 이어질 강물이 되었습니다

백지로 보낸 당신의 편지
여백으로 채운 그 사연은
삭정이로 보낸 날들을 찾아온 봄의 전령
마른버짐이 핀 내 얼굴에 눈물을 어리게 하고
메마른 사막을 꽃밭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당신의 편지를 기다리며
보낸 하루 또 하루 꿈속에서 산 아련한 날들
오늘도, 파도가 밀리는 바닷가 우체통
앞을 서성이며 행복 합니다

☆* 꽃밭에 숨어 *  중에서 / 김    별       글



♤       에         필            로      그


그대 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 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다
그 생각을 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 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 준 이가 없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로 영롱한 거울
그대의 깊이를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구절 쓰면 한 구절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 편 지    /    김        남    조

☆* 시 전 집 *    중에서  ♡

 

 

 

아침 일찍 어제 제주도에서 사온 오메기 떡을 죽림으로 배달했다 

그런 다음 하루 종일 한라산 등반 후유증으로 짐 보따리 정리하느라 하루해를 보내고

오후 늦게 동원탕으로 가서 샤워를 하고 왔는데,

당초 계획은 현종이와 저녁을 먹기로 되어 있었는데 규민이와 같이 오게 되어 꼼짝없이 집에 붙어 있게 되었다.

 

현종이와 규민이 저녁밥 챙겨 먹이느라 정신이 없다가 볼락구이로 포도주 한 병을 마시고 푹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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