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3.03.16(목)

버팀목2 2023. 3. 16. 06:19

2023.03.16(목) 맑음

 

 

☆  내        만        일

내 만일 폭풍이라면
저 길고 튼튼한 너머로 한 번 보란 듯
불어볼 텐데
그래서, 그대 가슴에 닿아볼 텐데

번쩍이는 벽돌쯤 슬쩍 넘어 뜨리고
벽돌 위에 꽂혀 있는 쇠막대기쯤
눈 감 짝할 새 밀쳐내고
그래서, 그대 가슴 깊숙이 내 숨결 불어넣을 텐데

내 만일 안개라면
저 길고 튼튼한 벽 너머로
슬금슬금슬금슬금 기어 들어
대들보 건 휘장이 건 한 번 맘껏 녹여 볼 텐데
그래서, 그대 피에 내 피 맞대어볼 텐데

내 만일 종소리라면
어디든 스며드는 봄날 햇빛이라면
저 벽 너머 때 없이 빛소식 봄소식 건네주고
우리 하느님네 말씀도 전해줄 텐데
그래서, 그대 웃음 기어코 만나볼 텐데


☆* 시 전 집 *    중에서 / 강    은     교       글



♤       에        필        로       그

등불을 쓰고 자리하니 휘영청 창문이 밝으오
문을 열고 내어다 보니
달은, 어여쁜 선녀같이 내 뜰 위에 찾아오다

달아, 내 사랑아
내 그대와 함께 이 한 밤을 얘기하고 싶구나

어디서 흐르는 단소 소리 
처량타 달 밝은 밤이오
솔바람이 선선한 이 밤에
달은, 외로운 길손 같이
또 어디로 가려는고

달아, 내 사랑아
내 그대와 함께 이 한 밤을 동행하고 싶구나

☆ 달 밤 /  김      태    오

☆* 시 전 집 * 중에서   ♡

 

 

스무닷새 하현달이 동녘 하늘에 떠 있다.

새벽 5시 잠이 깼다.

어제저녁에 옛 직장 후배들과 저녁을 함께 했다.

 

우연히 지 xx이 이름이 나왔다.

지금은 어떻게 지내느냐고 내가 물었다.

 

그런데 옆 자리에 앉은 탁xx가 우물쭈물하다가 작년에 죽었단다.

 

뭔 소리냐?

 

건너편에 앉은 후배가 말한다.

"제일 가깝게 지내고 친했는데 그 사실을 몰랐다니 믿기지 않습니다"

 

마주 보고 앉은 지인에게 내가 물었다.

"작년 어느 날 정량동 언양갈비 식당에서 봤다고 했지 않느냐?

"그땐 멀쩡했다"라고 대답했다.

 

술도 산양 막걸리 1.8L 1병은 4명,  발렌타인 23 산 1병은 3명이 바닥을 봤다.

그런데 새벽 5시에 잠이 깼다.

베란다로 나가서 밖을 내다보니 동녘 하늘에는 하현달이 떠 있었고, 소공원에는 체육시설을 이용하는 사람이 한 명 있었다.

방으로 들어와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열고 이 글을 쓰고 있다.

 

지가 처음 발병해서 해운대 백병원에서 수술을 받고 할적에는 수시로 통화를 했었다.

그러고는 퇴원후 미수동 영광횟집에서 이 X만 씨와 합석을 해가지고 우리는 생선회와 소주를 마셨고,

지는 전복요리를 먹었다.

 

그후에도 만났는데,

완치 판정을 받아 항암치료도 받을 필요가 없다고 했었고,

자기가 살고 있는 청솔아파트 위층과 층간 소음 문제로 다툼이 있었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데 오후 늦게 운동을 나오면서 인터넷에서 시베리안 허스키가 큰소리로 짖는 것을 스피커로 통해서 위층에 들리도록 해 놓고 밖으로 나온다는 이야기도 주고받았었다. 

 

그런데 이렇게 허무하게 가버렸다니 정말 믿기지를 않는다.

그리고 초상이 난 사실을 왜 내만 모르고 있었는지 정말 궁금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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