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3.05.26(금)

버팀목2 2023. 5. 26. 10:09

2023.05.26(금) 흐림

 

 

잊었던 맘 / 김소월

 

집을 떠나 먼 저곳에

외로히도 다니던 내 심사(心事)를!

바람 불어 봄꽃이 필 때에는,

어이하여 그대는 또 왔는가,

저도 잊고나니 저 모르던 그대

어찌하여 옛날의 꿈조차 함께  오는가.

쓸데도 없이 서럽게만 오고 가는 맘. 

 

초파일을 하루 앞둔 날 은혜사에 연등을 달러 가면서 바라본 북병산

 

 

 

죽림 장어촌 식당에서 산벗산악회 모임을 마치고 집으로 오는 길에 만난 수국

 

 

 

어제 석일공 스님으로부터 전화 한 통을 받았다.

자기 잘못도 있지만 어떻게 그리도 무정할 수 있느냐고?

내일모레가 초파일인데 한번 다녀가라고 애원쪼이다.

 

그냥 소식없으면 차용해 준 돈은 佛事에 보태준 셈으로 칠라고 여겼다.

 

그런데 전화를 받고 보니 그냥 있을 순 없다.

 

약 20여년전 지인의 소개로 알게 된 사찰이다.

그래서 그해 삼사 순례길에도 동행했었다.

절 살림이 어렵다고 해서 당시 거제에서 사업을 하던 아는 선배에게 부탁해서 절에 보탬이 되는 '천도재'도 올려 주도록 했다.

 

매 초파일마다 연등을 달았고, 주변 지인들에게도 소개했다.

그렇지만 현직에 있을 때 단 한번도 연말정산 한다고 '기부금' 영수증을 요구한 적이 없었다.

순수하게 불자의 마음으로 대웅전에 참배를 하곤 했다.

그러다가 지난해 서너차례 금전 차용 요구를 받았다.

두어 차례 약속을 지키다가 마지막엔 약속이 지키지지 않았다.

 

내 인연은 여기까지다 싶었다.

 

그런데 전화를 받고나니 안 갈 수가 없다.

그래서 오늘 다녀왔다.

 

그동안 종무소로 사용하던 공간이 형제들 간에 금전 전 다툼 때문에 폐쇄되어 있었는데 오늘 가보니 해제되어 있었다.

4형제가 스님들인데 위로 둘은 돌아가셨다고 영정 사진을 걸어 두었었다.

 

돌아가신 형님 소유의 종무소 건물이었는데 아마 사후 해결이 된 모양이다.

공양주 보살이 계좌번호를 적어 달라고 해서 적어 주고 왔다.

국도에서 사찰 진입로가 반쯤 비포장이었는데 이번에 보니 포장이 되어 있었다.

 

점심 공양을 같이 하고 가라고 했지만 초파일 전날이라 초파일 행사를 위해 준비작업을 하고 있는 일꾼들도 있고 하여 그냥 조금 전에 아침 식사를 하고 왔기 때문에 배가 부르다고 핑계를 대고 돌아왔다.

 

저녁엔 죽림 장어촌 식당에서 산벗산악회 모임이 있었다.

갈 때는 천xx 승용차에 편승해서 갔으나 돌아올 때는 걸어서 갈 거라고 하고는 시내버스를 타고 왔다.

 

 

  

'일기방' 카테고리의 다른 글

2023.05.28(일)  (1) 2023.05.28
2023.05.27(토)  (1) 2023.05.27
2023.05.25(목)  (1) 2023.05.25
2023.05.24(수)  (1) 2023.05.24
2023.05.23(화)  (1) 2023.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