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3.09.11(월)

버팀목2 2023. 9. 11. 11:53

2023.09.11(월) 맑음

 

 

☆ 가 을 강을 바 라 보며

살아있다는 건, 원래 슬픈 겁니다
삶에 가장 확실하게 붙어 다닌다는 건 죽음이니까요

죽을 수 없으면, 산 게 아니지요
그러니, 죽음을 바라보고 서 있는 삶이
슬프지 않으면 잘 못 된 거죠

님이 보고 싶은 것도 추운 사람처럼
그의 가까이로 가고 싶은 것도
저만치 죽음이 있기 때문이지요

어둡고 무섭고 싫은 것도
노래를 부르고 싶은 것도
우리가 그리로 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나는 죽어서 꽃도 새도 말고
큰 산이 되고 싶기도 해요

그러나
우리 그냥 슬퍼하며 살아갑시다
삶이 어려울 때 괴로워서 웁니다
그래서, 눈물은 약한 거 같지요
아네요 눈물은, 세상에서 제일 강한 것입니다
눈물이 없으면 우리는 벌써 죽었을지도 모릅니다

모든 것 다 성숙하고 쓸쓸해지는 이 계절
우리의 눈물도 튼튼한 강 되어 바다로 갑니다
모두 편안이 쉴 저 푸르디푸른 바다로

☆* 자주달개비 꽃 * 중에서 /  이 인 해 글



♤ 에 필 로 그

생이 / 의심스러울 때 가을숲에 들어서라는 것이다
생이 / 궁금할 때 가을 계곡에 빠져 보라는 것이다

살갗 속으로 순식간에 단풍 들고 뼛속까지
눈 감짝할 사이에 투명해지면서
마침내, 다음 * 생 * 을 위해
뚝뚝지는 허공의 낙엽을 보라는 것이다
점점 낮아지는 물의 바닥을 보라는 것이다

눈앞에
생생하게 드러나는 것이 가을 *생*이라
꽃의 살빛은 더욱 짙어지고
열매의 뼈대는 한층 단단해지므로

가을은 / *생* 의 껍질을 벗기기에
참으로 좋은 시간이다


☆ 가 을 생 / 김 종 제

☆* 따뜻한 속도 * 중에서 ♡

 

 

 

오늘도 청도소갈비 식당에서 혼술밥이다.

식사를 마치고 북신해변공원을 한 바퀴 돌고는 집으로 돌아왔다.

저녁에는 제법 쌀쌀해 졌음에도 해변공원 물놀이장에서는 시설물을 가동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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