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4.03.13(수) 보리밥집 미팅

버팀목2 2024. 3. 13. 09:38

2024.03.13(수) 맑음

 

 

 

☆    빗물 같은  정을  주리라

너로 말하건
또한 나를 말하더라도
빈 손 빈 가슴으로 왔다가는 사람이지

기린 모양의 긴 모가지에
멋있게 빛을 걸고 서 있는 친구
가로등의 불빛으로 눈이 어리었을까

엇갈리어 지나가다
얼굴 반쯤 그만 봐버린 사람아
요샌 참 너무 많이 네 생각이 난다

사락사락 사락 눈이 한 줌 뿌리면
솜털 같은 실비가 비단결 물보라로
적시는 첫 봄인데 너도 빗물 같은 정을
양손으로 받아주렴

비는 뿌린 후에 거두지 않음이니
나도 스스러운 사랑으로 주고 달라진 않으리라
아무것도 무상으로 주는 정의 자욱 바다엔
무슨 꽃이 피는가, 이름 없는 벗이여


☆ * 충만한 사랑 *      중에서   /    김    남    조           글




♤             에             필             로             그


나의 밤 기도는 걸고 한 가지 말만 되풀이한다
가만히 눈 뜨는 것
믿을 수 없을만치의 축복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 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버리고 못 다 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내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 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 너를 위하여     /    김   남     조

☆* 충만한 사랑 *       중에서  ♡

 

 

 

 

지인이 보내준 개조개 

 

 

 

 

 

후배들과 한 달에 한번씩 미팅을 하기로 했는데 오늘이 그날이다. 시장보리밥집에서 만났는데 성복이가 불참했다. 전화를 했더니 부산에 출장 갔다가 늦게 돌아와서 이제 막 일행들과 호프집에 앉았다고 우리들을 그리로 오라고 한다. 갈 수 있는 형편이 안되고 다음 달 모임에 얼굴을 보기로 했다.

 

 

 

가족 이야기

 

 

 3월 4일 개학과 더불어 아침에 눈 뜨자마자 나는 북신동 자택에서 죽림으로 가서 외손자 현종이를 무전동 소재 통영초교에 등교시키는 일과가 시작되었다. 집 사람도 개학과 동시에 충무고와 통영고에 있는 자판기 알바를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새롭게 시작했다. 처음 소개받을 당시는 통고만 한다고 해서 갔는데 가서 보니 사장이 충고도 같이 해야 된다고 해서 시작했는데 일이 너무 버거웠는지 며칠 전 죽림에서 현종이와 같이 등교하기 위해 원문고개를 넘어오는데 승용차 안에서 집 사람이 '오늘 출근해서 사장에게 충고와 통고를 같이 하는 일이 힘들어서 일을 못하겠다고 그만두겠다'고 할 거라고 했다. 그래서 찬찬히 당신이 처해 있는 입장을 사장에게 잘 설명해 주라고 말했다가 그만 왈칵 뒤집어졌다.

 

 내가 한 말은 보통 가정주부가 아침에 일으나 식구들 아침밥을 챙겨주고나면 9시쯤 이면 여유시간이 되는데 집 사람은 새벽 5시에 일으나 집안 정리를 하고 7시경 죽림으로 출근해서 초교 1학년 짜리 자는 것을 깨워서 아침밥을 먹여 등교시키는 '돌보미' 일을 하기 때문에 집으로 와서 내 밥상을 차려주고는 그렇게 낮시간을 보내고 오후 5시경에는 봉평동에 사는 유치원에서 귀가한 어린이 '돌보미'로 출근을 했다가 밤 10시경 일을 마치고 귀가를 하는데 자판기 사장은 그런 집 사람 일정을 알지 못하기 때문에 그 사실관계를 잘 설명하라고 한 것이었다.

 

 그런 일정을 보내는 집 사람이 낮 시간대에 알바로 뛸수 있는 일자리를 구했다며 좋아했다. 그 일자리가 다름 아닌 충무고와 통영고 구내에 있는 자판기 관리업무였다. 그런데 막상 일을 시작하고 나니 힘에 버거워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던 모양이었다. 그날 사장과 담판을 본 결과 충고는 사장이 직접 관리를 하고 통고만 11시경 출근을 해서 자판기 정리와 아이스크림 판매일을 하게 되었다고 했다. 

 

 어제부터 집 사람 목소리가 한톤 업그레이드되어 있었다. 나는 내색을 하지 않았다. 오늘 아침에도 죽림으로 내 차를 타고 가면서 기분이 좋은지 코맹맹이 말로 수다를 늘어놓았다. 아하! 알바일이 수월해져서 이제 숙련이 되어가는 가 보다 하고 모른 체하며 운전을 했다. 죽림에서 하는 알바일을 마치고 같이 현종이를 태우고 넘어와서 등교시키고 나서 집으로 와서 고등어자반을 구워서 아침밥상을 차려 주어서 맛있게 식사를 마치고 나자, 집 사람은 오늘도 통고로 즐거운 마음으로 내게 다녀오마며 출근길에 올랐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집 사람이 경험해 온 알바 일자리는 내 열손가락으로 셀 수도 없을만치 많다. 비록 내 실생활에는 도움이 되었는지 알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집사람이 좋아서 하는 일이기에 등 뒤에서 박수를 보낸다. 박소현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