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2.10.28(금)

버팀목2 2022. 10. 28. 13:51

2022.10.28(금) 흐림

 

 

☆ 야 화

얼마나 그리우면 꽃으로 피어나
기다리다 아련히 기다리다
더는 기다릴 수 없어 피웠을 거야

달빛 젖은 애련한 꽃이여
피지 않고는 견디지 못할 세월이여!
한 번은 곱게 피어 죽어도 여한을 남기고
싶지 않았을 거야

이슬 젖은 처연한 꽃이여!
외로워 외로움에 낮은 자리보다 더 낮게
내려앉아
어둠에서도 기도 했을 거야

고개 떨구는 아릿한 꽃이여!
흙빛 어둠 속 생경한 땅 박차고 돋아
밤마다 찬 이슬 달게 마시고
성난 바람도 받아 안았을 거야

별빛 젖은 슬픈 꽃이여!
한 송이 꽃으로 피우기에
아홉 번은 흔들려 설레고
아홉 번은 아파하며 눈물짓고
신이 내린 갸륵한 마음 물관 열어
꽃 피울 때

창백한 달빛이 은은한 눈으로
애달은 야화를 보고 말았을 거야

☆* 오선 위를 걷다 * 중에서 / 이 민 숙 글

 

 

07:20경 집사람을 태우고 인평동 일터로 데려다주고는 죽림으로 가서 현종이를 태우고 통초에 등교시켰다.

그런데,

오늘 오전반 담당이 교육을 갔다면서 대타로 오전반으로 투입되는 집사람을 출근시켜 주었는데도 아침밥을 어떡하라는 한마디 말도 없었다.

 

잠시 떠올려 본다.

아침을 해결하는 평소 단골 식당들을...

 

최근 지인이 추천하는 콩나물국밥집을 찾아 나섰다.

골목을 잘못 찾아 한번 알바하고는 두 번째는 영락없이 찾았다.

 

7,000원짜리 콩나물 국밥을 주문했다.

 

내 말고 두 테이블에 손님이 있었다.

24시 콩나물국밥집처럼 알려지지 않았나 보다 싶다.

음식은 체인점이 아니라서 국산 일색이었다.

 

한 번쯤은 먹을 만했다.

 

집으로 돌아왔는데 지인이 열 마리 정도가 든 갈치 한 봉지를 주어서 들고 올라왔다.

 

싱크대에서 고무장갑을 끼고 가위를 들고 자르기 시작했다.

두 마리째 자르다가 갑자기 능포동 작은 누님 생각이 났다.

헛개열매와 둥굴레 뿌리를 말리고 다듬어 놓았다고 두 번이나 가져가라고 전화가 왔었는데 싶어서 하던 일을 멈추고 잘라 놓은 갈치만 반찬통에 담아서 냉장고 안에 넣어 두고 남은 갈치를 들고 거제로 향했다.

 

가면서 재택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전화를 했더니 누님이 하는 말이 집에 큰 냉장고가 두 개나 있는데 텅텅 비어 있어 그냥 두어도 상관없다며 바쁜데 오지 말고 한가할 떼 와서 가져가라고 한다.

그냥 무시하고 거제 향했다.

 

30여분 후에 도착했다.

 

대문도 열어놓고 기다리고 계셨다.

 

냉장고 안에 넣어둔 자루에 든 헛개열매 한 포대와 둥굴레 뿌리 한 보따리는 내 몫이고, 따로 헛개열매 한 봉지를  지난해 굴젓 담으라고 굴을 사준 사람에게 주라고 하면서 주었다.

그리고 덧붙여 부산에도 보내 주었는데 어느 한 놈 잘 받았다고, 고맙다고 전화 한 통 오지 않았다며 서운해하는 푸념을 털어놓았다.

 

굳이 못 들은 채 하면서 마당 앞 텃밭에 주렁주렁 달려 있는 밀감을 한 개 툭 따서 껍질을 벗겨 반을 쪼개서 누님에게 건넸더니 안 먹겠단다.

두 개를 따서 먹고 있는데 커피를 끊일까? 물어보는데 그만두라고 하고는 마침 집 뒤 생활도로에 주차해둔 내 차 때문에 누군가의 차량이 통과를 하지 못하는지 크략숀 소리가 들렸다.

 

두 손에 헛개와 둥굴레를 들고 대문을 나서니 가스 배달차 운전자가 내 차 앞에 적혀 있는 연락처로 번호를 누르고 있다가 내가 나타나자 멀 그 머니 바라보기에 "통과가 안되나 봅니다" 하고는 시동을 걸고 출발했다.

 

통영에 도착할 때쯤에 허기가 느껴졌고, 아침에 먹은 콩나물국밥이 시원찮았는지 싶어 시계를 보니 11:40이었다.

아파트 뒤에 있는 아라가야 식당으로 가서 치즈 돈가스를 주문해서 먹었다.

그런데 맛이 별로다. 이것으로 이 집 돈가스 하고는 끝이다.

 

저녁에는 우리 집 부근에 있는 '와따 반다찌'에서 산벗 산악회 월회가 있었다.

손님이 만원이다. 

 

주인 여자 한 명이 종업원 없이 운영하다 보니 술은 손님이 냉장고 안에서 직접 골라서 꺼내 먹었다.

가게도 비좁고 개업 빨이라서 그렇지 시간이 좀 지나면 빠져나갈 것이 분명했다.

 

오늘 날자 동아일보 B1면 동아경제 난이다.

고금리 시대, '예테크'에 몰린다는 기사다.

 

몇 년 전 1%대 금리가 적용될 때 떠 돌던 말이 떠올랐다.

앞으로 미래에는 일본처럼 은행에 돈을 맡기는 사람이 맡기는 경비를 부담하는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라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았다.

 

미래는 불투명하다는 말이 실감난다.

연 10% 적금, 6분 만에 완판 되고 예적금 갈아타기 바람이 불었다는 기사다.

당분간 고금리 시대가 계속될 것 같다. 

       

아파트 앞 소공원의 느티나무가 하루가 다르게 색깔이 짙어만 간다.

 

올 겨울에 꽃을 피울 동백도 꽃망울이 벌써 맺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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