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4.01.10(수) 고동주 문학상

버팀목2 2024. 1. 10. 08:27

2024.01.10(수) 흐림

 

 

 

☆         눈 이  오 면  차 암  좋지?

눈이 오면 좋지?
눈송이들이 하늘에서 하얀색으로
펑펑 내려오는 것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참 편안해지기도 하고
무슨 일인가 좋은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아
설레기도 하고
캄캄하게 잃어버린 어린 날들이
환히 불 켜지기도 해

턱을 고이고 앉아 아주 천천히 지상으로
하염없이 내려오는 눈송이들을 보고 있으면
참, 행복해 무슨 말인가 자꾸 하고 싶지

눈은 이리저리 어디나 내리므로
내 마음속에 감추어져 있는 슬픔의 빨랫줄에 가 앉기도 하고
추억의 기타줄을 딩동 건들며 가기도 하지

그리움의 호수에 가만가만 떨어져
금세 사라질 파문을 만들기도 하고
어떤 나뭇가지에는 그냥 앉지 못하고
살짝 비켜가기도 해

그리고
눈은 어디에 내리든 다 녹아
눈이 녹지 않으면 눈이 아니지
내리는 눈을 이렇게 오래 바라보고 있으면
누군가 꼭 올 것만 같지?
* 안 그래 ? * 하며 나 혼자 옆을 쳐다보며
웃기도 한다니까

누군가 그리운 사람이 눈을 가득 쓰고
뚝방에서 두 발을 쿵쿵 굴려 눈을 털면서
* 어어 , 참 눈이 많이도 온다 * 고 투덜거리며
들어설 것만 같아

그리움에 젖은 눈길이 자꾸 문밖으로 가고
나는 손을 깨끗하게 씻고 싶어
손을 깨끗이 씻고 밖으로 나가 그리운 사람 되어
나도 저렇게 누군가에게 내리고 싶어

눈이 오면 참 좋지 그렇잖아
저렇게 수도 없이 지상으로 내려오는지
내리는 눈송이들을 바라보는 일이 일인 날
생이 저 눈송이만큼 가벼운 이런 날은
심심해서, 참, 행복해 


☆* 시 전 집 *   중에서  /  김   용   택          글


♤          에           필           로         그


네가 보고 싶다, 눈이 내린다
네가 보고 싶다 솔잎이 내린다

성긴 눈발 한 송이가 닿아도 떨어지는 솔잎 같은
저런 것이 사랑이리

 

☆ 사랑 / 김   용   택



 

 

 

 

양미경선생님 수필교실 초급반에서 같은 수강생으로 청강하던 김혜정 선생님이 독후감 은상 부문에 당선되어 수상하는 자리에 단톡방에서 초대장이 올라와 있어서 가야 되나 말아야 되나? 망설이다가 양 선생님께 개인 톡으로 질의를 했더니 많이 와 주시면 고맙겠습니다라고 하시고 단톡방에도 문학을 하시려면 문학상 행사도 보시면 큰 도움이 된다고 하시어 이왕 내친걸음 빠져 보자는 심정으로 참석할 결심을 했다.

 

전날 집사람에게도 그 이야기를 했었고 꽃다발을 들고 가는 것이 좋다는데 동의를 했다 그리고 직접 꽃집 추천도 하고 딸아이에게 꽃다발 예약도 주문했다.

 

오후 1시경 꽃집에 들러 꽃을 찾아들고는 남망산 공원 시민문화회관 소극장에 갔다.

2층 입구에 도착하자 양미경선생님과 남편 성길남 선생님이 계셔서 인사를 나누었다, 우리 같은 수강생인 이평덕, 허판도, 강둘자, 김혜숙, 채영우, 닉네임 예삔여우님도 만났다.

 

그리고 1988년도 제승당 출장에 근무할 당시에 관리사무소 소장으로 재직하셨던 박태주 전 물목문학회 회장님도 만나 인사를 드리고 옛 추억을 소환했다

박태주 씨는 너무 오래된 일이라 잘 기억을 하지 못하셨지만 자택이 해저 터널 입구 주변 이층 집에서 당시 관리사무소 직원들과 경찰출장소 동료였던 박영래 씨와 같이 집들이 인지, 생신이었던지 여하튼 구분이 안되었지만 집으로 초대되어 식사도 했던 이야기, 박영래 씨가 시험승진으로만 승승장구했던 이야기, 그리고 지난해 새통영병원 장례예식장에서 후배 박기정(좋은 꽃집)의 부친상에서 만나 인사를 드렸다고 했더니 그 당시 돌아가셨던 분이 자신의 친형님이라고 했고, 자신이 고동주 전, 시장님 문하에서 수필을 습작했던 일화도 들려주셨다. 내게 습작도 열심히 하고 글을 쓰는 것이 건강을 지키는 일이라고 조언도 해 주셨다.

 

내가 6년 동안 몸 담았던 통영시 산악연맹 회장 재직 시 안면을 트고 한아름산악회 산행과 1월 1일 미륵산제 봉행 시 자주 만났던 오늘 심포지엄 좌장(사회)을 맡은 김보한 님도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고 사모님과 딸 두 분도 인사를 나누었다. 붕어빵 막내는 다른 일정으로 오늘 이 자리에 못 왔다고 했다.

 

또 내가 다녔던 고성중학교 1학년 때 담임 선생님이었던 김혜숙 선생님도 만나 인사를 드렸다. 김 선생님은 그때 세종대 음대를 갓 졸업하고 처음으로 교단에 섰는데 충무에서 버스 편으로 출퇴근하셨고, 가끔 완행버스 안에서 마주쳤지만 수줍어서 인사도 채 드리지 못했었다. 선생님은 빨강바지 당시 유행하던 10인치 나팔바지를 입고 20대 후반의 미모가 출중한 처녀 선생님이었다. 저와 대회를 나누는 중에서 지금도 수줍어하는 제스처로 입을 가리고 말씀을 하시는데 선생님의 나이가 8 순이다. 그런데 아직도 정정해 보이셨다.

 

오늘 제1회 고동주문학상 심포지엄 및 시상식에 참석해 보니 예향 통영지역의 문인들 얼굴을 많아 볼 수 있었고, 고동주문학상 운영위원장 정영자 선생님은 통영출신으로 부산에 살고 계시고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졸업한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시인이시고 유일하게 통영지역이 시인보다 수필가가 많은데 이유는 통영 수필 인구의 저변 확대는 직접 제자를 가르치며 통영문학의 발전을 견인하였던 고동주 수필가의 공로가 지대하였다고 말씀하셨다.

 

그리고 한 번도 존함을 들어보지 못했던 서울에서 오신 한국수필가협회 최원현 이사장님, 통영문인협회 김다솔 회장님, 수향수필문학회 박길중 회장님 얼굴도 멀리서나마 볼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