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4.01.18(목) 암울하다, 집사람 면접 그리고 욕지 흑염소 국밥

버팀목2 2024. 1. 18. 08:45

2024.01.18(목) 비

 

 

☆    겨     울      바     다

한없이 보고 싶은 마음에 달려왔어
당신이 있는 그 바닷가로 무작정 오고 말았어
하얗게 눈 덮인 그 바닷가 백사장에
당신과 나를 그려 보고 싶었어

그날 하나 되어 거닐던 백사장에
그대로 발자국을 남겨 보고 싶었어
저 만치서 언제 왔어, 연락도 없이
낯익은 당신의 목소리가 들리는 듯했어


그냥 왔어 깜짝 놀랐지.....
환하게 미소 짓는 당신을 어찌하면 좋을는지

파도는 내 마음을 알고 있는 듯
철썩철썩 하얗게 부서진 물거품만 던져주고
왔다 갔다는 소식을 전해주려나

갈매기는 파도 위에서 어설프게 날개를 편다
아쉬움만 가득히 돌아서는 뒷모습에
바다도 파도도 쓸쓸한 미소를 던진다

그립고
보고 싶으면 다시 찾아오라고
언제든지 당신과 나의 그 바닷가로......

☆* 시 전 집 *   중에서  /   유   학   수          글



♤           에           필          로         그


너를 만나면 다시 떠날 너를 생각한다
썰물 빠져나간 애증의 고단한 백사장 위엔
황혼처럼 흩어지는 삶의 무게여

허무와 허무가 만나
뒤 엉겨 부대끼어 부서지다가 등과 등이 서러워
부서지다가

부재와 부재가 만나
끝내, 두 가닥 수평이 되고 마는 쓸쓸한 공존
너를 만나면 다시 떠날 너를 생각한다


☆ 겨 울  바 다     /     홍   수    희

☆* 시 전 집 *       중에서  ♡

 

 

 

여객선 터미널 주차장에 주차를 해두고 식당으로 가기전에 미륵산 꼭대기에 고깔모를 쓰고 있는 구름 모습을 찍었다.

 

저녁에 비는 퍼붓고 마땅히 갈곳이 없어 찾아간 곳이 욕지도흑염소국밥 식당이다 1인분에 3만원하는 염소불고기를 주문했는데 소주안주로는 너무 짜다. 먹고 나오면서 주인 아주머니에게 살짝 언질을 주었다 짭다고...

 

 

 

 

어제 과음했다.

아침은 호동식당에서 특복국으로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아침에 일터로 출근했다가 돌아온 집사람과 호동식당으로 갔는데 주방장 얼굴이 보이지 않았다.

 

그때가 09:15경에 홀 서빙 아주머니에게 특복국을 주문해 놓았는데 밑반찬이 세팅될 시간쯤에도 주방장이 고기를 잡는다고 우리가 주문한 특복국이 냄비에 들어가지 않은 상태였다.

난 별로 시간에 상관이 없었는데 오늘따라 집사람이 바쁜 모양이었다.

집사람이 홀 서빙에게 오늘  좀 바쁘니까 식사가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주방 쪽 분위기는 빠르게 움직이는 것 같이 보이지 않았다.

 

잠시 후 집사람이 내게 말했다

오늘 10시에 월드마트 커피숍에서 면접이 있다고 했다.

난데없이 날아온 말이었다.

 

내가 주방 앞으로 다가가서 서빙 아주머니에게 물었다 지금 냄비에 특복국 재료가 들아갔냐고..

집사람이 빨리 식사가 나왔으면 좋겠다는 말에 홀 서빙이 가스레인지 위 냄비에 물만 부어 놓은 상태였다.      

 

그래서 요리를 중단시키고 식당을 나왔다.

처음 있는 일이다. 

시락국집으로 갔다. 얼른 대충 말아서 밥그릇을 비웠는데 집사람은 면접시간이 가까워졌는데도 아랑곳없다.

기다리다가 밖으로 나와서 여객선터미널 주차장으로 가서 내 차를 타고 나오니 그때서야 식당에서 나온 집사람 얼굴이 보였다.

월드마트 앞에 도착하니 09:55이었다.

내 할 일은 여기까지였다.

 

어제저녁 동창회 모임에서 친구 마누라가 나서는 통에 완전 기분을 조졌다.

 

그 친구는 장기 하사관으로 입대해서 군대에서 정년을 마쳤다. 그런 관계로 사인과의 대인관계에 원만치 못했다. 동창생에게도 말투가 군대에서 부하에게 하듯이 하대였다.

친구들이 외면했다. 심지어 초등학교 동창회에서 조차 그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래서 내가 많은 조언을 했다. 동창생들에게도 하고 그 친구에게도 듣기 싫을 정도로 직언을 했었다.

이제 좀 원만해졌다고 할 정도로 분위기가 쇄신되었다.

 

그런데 어제저녁 동창회 모임에서 그 친구 부인한테서 한대 얻어맞았다.

'난다리'라고 우리는 말한다.

 

"정리해야겠다"

내 생애 있을 수 없는 치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