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4.01.20(토) 비 오는 大寒

버팀목2 2024. 1. 20. 08:46

2024.01.20(토) 비, 大寒

 

 

☆       나는 밤 두 시에도 버스를 기다린다

버스를 기다린다
밤 두 시 비로소 불을 끄고 아주 조그맣게 남아서
한쪽으로 쓸쓸한 꽃 같은 기도를
오래오래 가슴에 앉히며 내 빈방의 구겨진 길로
달려오는 환한 차장의 버스를 기다린다

풀뿌리 밑 같은 제일 낮은 데를 홀로 적시고 있는 이 진창 
이렇게 어둠 많은 데를 그리운 이가
찾아오고 있는지 밤 두 시 늦은 버스를 기다리면

묵묵히 견디고 있는 풀씨 파묻힌 마음 언저리
말이 되지 못 한채 사랑이 외로워지고
때론, 모래를 등에 업은 듯 세월의 허전한
자취들이 무거워 세상을 다 헤매는 듯하다

해명되지 않는 삶의 틈서리에 앉아
이 밤 고개를 들지 못하는 남자의 뒷등을
따뜻이 덮어줄 이여

흙 같은 삶 한 줌의 그리움을 깊고 부드러우며
이런 시간에 반드시 어디쯤에서
내 사랑을 기다리게 된다

아직은
가질 수 없고 잊을 수 없는 사랑

☆* 갈 수 없는 쓸쓸함 *   중에서  /   황   학    주           글



♤    에           필          로         그

밤마다
그대가 사랑한 흐릿한 별빛을 닦아주며
그대를 기다리는 시가 되고 싶다

항상 바람 같은 그대
그렇게, 보려 해도 볼 수가 없었지만
바람이 불 때면 가만히 눈을 감고 느끼고 싶었다

만남은
어딘가에 깊은 곳에 숨어 있었지만
그대를 기다리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가슴이 벅찬 저녁 무렵 
먼 곳에서 기뻐하는 황홀한 노을빛을 닮은
기다림의 시

그대가 원한다면
항상, 그대를 기다리는 시가 되고 싶다

☆ 기다림의 시    /    이    용     해

☆* 나의 살던 고향은 *     중에서  ♡

 

 

 

 

자동차세 납부서 2통이 날아왔다.

벌써 며칠째 거실에 놓아두었는데 오늘 집사람이 범칙금 통고서인 줄 알고 왜 이리 방치해 두었냐고 하기에 개봉해 보았다.

연납 통지서였다. 미리 1년 치 자동차세 세금을 납부하면 일부를 공제받을 수 있는 제도로서 1월에 신청하면 연세액의 약 4.57%를 공제해  준다니 오늘 동완이가 사용하고 있는 67수 7514호 247,840원과 내가 사용하고 있는 31고 5632호 351,150원을 가상계좌로 입금했다.    

 

오늘은 많은 걸 준비했다.

내일 큰누님댁을 방문하는 날이다. 내가 원하지도 않았지만 하나 남은 형님과 누님들이 원해서 얼굴을 보기로 했다.

그래서 빈손으로 갈 수는 없지 않은가?

지인에게 부탁했다. 

반건조 돔 마리(25,000원), 삼벵이 3마리(45,000원), 대구아재비 3마리(30,000원), 가자미 5마리(50,000원), 장어 말린 거, 건 우럭 2마리 등 20만 원 상당의 생선을 3박스를 주문했다 큰누님, 작은 누님, 울산 형님에게 줄 거라고 준비했다.

 

그런데 집 사람이 거제 미선이 조카도 챙겨 주어야 한다고 하기에 지인에게 추가로 가자미만 한 봉지 만들어 달라고 부탁했다.

 

오늘 저녁 식사는 집 사람이 전복죽을 끊였다.

내가 선호하는 알가자미 세 마리를 구워 달라고 냉동고에서 꺼내 주었고, 매실주도 한병 대령시켰다.

저녁식사를 하면서 지난 12월에 고성 대가면 종생마을에서 가져온 동김치를 꺼내 오라고 했다. 내 입맛에 딱 들어맞는 겨울 식탁에 어울리는 반찬이다.

 

아내는 기피하는 반찬이지만 나이 든 연로한 층에서는 옛맛이 좋을 거라고 여기고 내일 만날 누님들에게 나눠 줄 생각이었는데 집 사람은 거제 작은 누님은 치아가 좋지 않아 동김치는 싫어할 거라고 하면서 큰누님에게만 주기로 하고 동김치통을 냉장고 안에서 꺼내 보니 양이 얼마 되지 않았다. 동김치는 재삼 말하지만 겨울철에 내 입맛에 딱 들어맞는 반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