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0.08(화) 맑음
저녁밥을 해결하려고 집을 나서는데 초엿새 초승달이 확 달려드는 것 같다.
☆ 시 월 새 벽
° 1
시 월 이 왔 다
그리고 새벽이 문지방을 넘어와
차가운 손으로 이마를 만진다
언제까지 잠들어 있을 것이냐고
개똥쥐바퀴들이 나무를 흔든다
° 2
시 월 이 왔 다
여러 해안에 평온한 느낌 같은 것이 안개처럼 감싼다
산 모퉁이에선 인부들이 새 무덤을 파고
죽은 자는 아직 도착하지 않았다
° 3
나 는 누 구 인 가
저 서늘한 그늘 속에서 어린 동물처럼
나를 응시하는 것은 무엇인가
어디 그것을 따라가 볼까
° 4
또 다 시 시 월 이 왔다
아무도 침범할 수 없는 침묵이
눈을 감으면 밝아지는 빛이 여기에 있다
° 5
잎사귀들은 흙 위에 얼굴을 묻고
이슬 얹혀 팽팽해진 거미줄 들
한때는 냉정하게 마음을 먹으려고
노력한 적이 있었다
그럴 수 록 눈물이 많아졌다
이슬 얹힌 거미줄처럼 내 온 존재에 눈물이 가득 걸렸던 적이 있었다
° 6
시 월 새 벽,
새 한 마 리 가시덤불에 떨어져 죽다
어떤 새는 죽을 때까지 가시 덤불에 몸을 던져 마지막 울음을 토해내고 죽는 다지만
이 이름 없는 새는 죽으면서 무슨 울음을
울었을까
° 7
시 월 이 왔다
구름들은 빨리 지나가고
곤충들에게는 더 많은 식량이 필요하리라
곧 모든 것이 얼고 나는 얼음에 갇힌 불꽃을 보리라
☆* 꽃샘바람에 흔들린다면 너는 꽃 * 중에서 /
류 시 화 글
현종이 등교시키고 돌아오는 길, 아침밥상에 노래미 미역국 생각이 떠올라 우리 아파트에 주차시키고, 집사람에게 거북시장 갔다 오겠다고 하고는 휑하니 시장통으로 갔다. 아무리 눈을 닦고 살펴보아도 내 입맛에 맞는 생선은 찾아볼 수 없었다. 고등어, 삼벵이. 갈치, 뱅어, 매가리뿐이고 활어를 파는 매장은 아직 문을 열지도 않았다. 헛걸음하고 돌아오는 길에 혹시나 하고는 월드마트 안으로 들어갔다. 생선 진열대에는 백조기, 반건조 참돔, 장어, 간고등어, 능성어 등이 있었으나 구미가 당기지 않아 빈 손으로 돌아오니 집사람은 마른미역을 빨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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