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11.13(수) 맑음
☆ 단풍나무 한 그루의 세상
자고 난 뒤
돌아 앉아 옷 입던 사람의 뒷모습처럼
연애도 결국은, 지워지지 않는 전과로 남는다
가망 없는 뉘우침을 선사하기 위해
사랑은 내게 왔다가, 이렇게 가지 않는 거다 증명서가 나오기를 기다리며
교정의 단풍나무 아래 앉아 있는 동안
이곳이 바로 감옥이구나, 느끼게 만드는 거다
사람을 스쳤던 자리마다
눈 감고 되돌아가 한 번씩 갇히는 시간
언제나 11월이 가장 춥다
모든 외도를 지우고
단 한 사람을 기다리는 일만으로
버거운 사람에게 이 추위는 혼자서
마쳐야 하는 형기? 출감 확인서 같은 졸업증명서를 기다리며 외따로 선 나무 아래 외따로 앉아 있는 추운 날
붉고 뜨거운 손이 얼굴을 어루만진다
혼자 불타다가 사그라지고 다시 타오르는
단풍나무 한 그루의 세상
무엇으로도 위로할 수 없는 순간이 있고
떨어져서도 여전히 화끈거리는
단풍잎과 멍하니 갇힌 사람이 있고
인간의 습성을 비웃으며 서서히 아웃되는
새떼들이 있다
☆* 나무는 간다 * 중에서 / 이 영 광 글
♤ 에 필 로 그
사랑은
맹목을 잃는 순간 사랑이 아니어서
붉은 잎 단풍 한 장이 가슴을 치네
그때 눈멀고 귀먹어 생각해 보면
가슴이 제일 다치기 쉬운 곳이었지만
그래서 감추기 쉬운 곳이기도 했네
차마 할 말이 있기는 있어
언젠가 가장 붉은 혓바닥을 내밀었으나
그 혀에 아무 고백도 올려놓지 못했네
다시 보면 붉은 손가락인 듯
서늘한 빗질을 전한 적도 있으나
그 손바닥에 아무 약속도 적어주지 않았네
붉은 혀 붉은 손마다 뜨겁게 덴 자국이 있네 남몰래 다친 가슴에 쪼글쪼글 무말랭이 같은 서리가 앉네
감추면 결국 혼자 견뎌야 하는 법이지만
사랑은 맹목을 지나는 순간 깊어지는 것이어서 지그시 어금니를 깨무는 십일월이네
☆ 단 풍 / 강 연 호
☆* 시 전 집 * 중에서 ❤️
노트북 침수로 인해 폐기처분하고 11월 3일 날 새 컴퓨터를 입고하여 양 선생님한테서 그동안 내가 보내던 글쓰기 습작 작품을 돌려받아 복원을 했고, 히말라야 트레킹도 복원했다. 수필 등단도 등단이지만 등단 이후의 출간을 목표로 그동안 습작해 모아둔 글들이 모두 날아가버려 멘붕 상태에 빠졌었는데 이제 정신을 차린 것 같다.
오늘 수영장 강습을 갔는데, 지난 5월에 초급반으로 등록한 강습생이 18명 정도였었고, 8월 초급반도 인원이 그 정도 됐었는데 이후 10월에 강사진이 이동이 있던 관계로 합반이 되었는데 초급과 중급을 합쳐 중급반이 35명이라고 했는데 오늘 세어보니 15명이었다. 5월 입문한 18명 중 남은 사람은 4명이다. 아마 수영을 배워보고 싶어 등록했다가 마음같이 숙달이 어려우니 중도포기자가 속출하는 것 같다. 내일은 스노클과 오리발 수업이 진행되는 날이다. 기대된다.
오늘 낮에 양미경 선생님으로부터 헬스장에 잇는 동안 부재중 전화가 들어와 있어서 전화를 했더니 내가 첨삭지도를 위해 보냈던 '친구의 죽음에 대한 단상'이라는 글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둘로 나누어 써 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 주특기인 기행문을 탈피해야 된다며 등단을 위한 준비의 글도 지적이 있었다.
저녁시간에는 예전처럼 동석할 친구를 찾아 전화기를 돌리는 행동은 하지 않기로 했다. 혹여 전화가 오면 받지만 내가 먼저 하는 일은 되도록이면 자제하기로 했다.
결국 혼자서 돼지국밥집으로 가서 혼술밥을 즐겼다. 돼지수백 15,000원, 소주 2병 8,000원, 맥주 1병 4,000원 도합 27,000원이면 해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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