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04.05(수) 비, 식목일, 청명(淸明)
☆ 치 자 꽃 설 화
사랑하는 사람을 달래 보내고
돌아서 돌계단을 오르는 스님 눈가에
설운 눈물방울 쓸쓸히 피는 것을
종각 뒤에 몰래 숨어 보고야 말았습니다
아무도 없는 법당문 하나만 열어 놓고
기도하는 소리가 빗물에 우는 듯 들렸습니다
밀어내던 가슴은 못이 되어
오히려 제 가슴을 아프게 뚫는 것인지
목탁 소리만 저 홀로 바닥을 뒹굴다
끊어질 듯 이어지곤 하였습니다
여자는 돌계단 및 치자꽃 아래 한참을
앉았다 일어서더니
오늘따라 가랑비 엷게 듣는 소리와
짝을 잃은 쑥국새 울음소리 가득한
산길을 휘청이며 떠내려가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멀어지는 여자의 젖은 어깨를 보며
사랑하는 일이야 말로 가장 어려운 일인 줄
알 것 같았습니다
한 번도 그 누구를 사랑한 적 없어서
한 번도 사랑받지 못한 사람이야 말로
가장 가난한 줄도 알 것 같았습니다
떠난 사람보다 더 섧게만 보이는 잿빛등도
저물도록 독경소리 그치지 않는 산중도 싫어
나는 괜시리 내가 버림받은 여자가 되어
버릴수록 더 깊어지는 산길에
하염없이 앉았습니다
☆* 이 환장할 봄날에 * 중에서 / 박 규 리 글
♤ 에 필 로 그
사랑이 서럽기야 했겠습니까
다 영글지 못한 인연으로 만나져
내도록 눈썹 밑에 달라붙은 채
눈을 감으나 뜨나 발그림
그리고 썼는 미련이 그리움인 까닭입니다
내 전생에 어찌 살아 만나는 인연마다 골이 패이고
설익은 목탁소리에 속울음을 묻는 것인지
아무런 답을 들려 보낼 수 없었던 입장이
서러웠던 까닭입니다
사랑하는 사람만이 번민은 아닙니다
안고 싶은 그 사랑을 밀어내며
힘 풀리어 매달리던 무거운 두 팔
승속을 흐르는 일주문 달빛에 젖어
좀체 떨어지지 않던 한쪽 다리입니다
정작 서러운 것은
법당을 서성이다 열린 법당문을 빠져나왔던
경종 소리 쫓아
인연 하나 변변히 맺지도 못하면서
변변하지도 못한 인연 하나
목 놓아 산문을 되돌리던 복 없는 영혼이었습니다
☆ 치자꽃 설화에 부쳐 / 김 영 숙
☆* 바람이 가고 있다 * 중에서 ♡
청명(淸明) : 24절기 중 네 번째 날로 춘분(春分)과 곡우(穀雨) 사이에 있는 절기. 24 절기는 기본적으로 태양의 궤도인 황도의 움직임을 기본으로 정해지므로 양력 날짜에 연동된다. 청명은 태양의 황경이 15°인 날로 대개 4월 5일이나 6일이다. 한식(寒食)과 겹치거나 하루 사이로 든다. 하늘이 맑게 개어 만물의 생기가 왕성해지며 봄 농사를 준비하는 시기이다. 중국 고사에서 유래된 한식과 전후하여 흔히 성묘를 가기도 한다.
식목일이고 청명일이다.
하루 종일 비바람이 몰아쳤다.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와 윤달이고 하여 어제 부친산소에 잔디 이식 작업과 더불어 봉분과 주변에 도토리나무와 땅가시 제거작업을 했는데 오늘 비로 인하여 잔디가 착근이 잘되겠다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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