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4.11.05(화) 통영수영장 중급반 첫 오리발 강습

버팀목2 2024. 11. 7. 06:42


2024.11.05(화) 흐림




☆    1 1      월

당신을 보내고
오랜 세월 해마다 어김없이
앞마당을 다녀가는 계절이 원망스럽습니다

당신이 떠나던 11월의 말미에
또 하나의 이별을 준비하는 나는
잰걸음으로 뚜벅뚜벅 다가오는 겨울이
두렵기만 합니다

당신과 함께했던 그 산자락 돌기와집
묵은 기왓장 틈새로 돋아나던 풀이
어쩌면 우리 사랑의 암초 같아서
무시로 눈에 아른거립니다

계절이 수없이 다녀가는 동안
비로소 우리 사랑의 두께를 알았기에
가슴에 못을 박으며 오랜 세월 넋을 놓고
살았습니다

어젯밤엔 첫눈이 내리고
오늘은 바람이 세차게 붑니다
당신은 지금 어느 낯선 땅에서 비바람을 맞으며
걷고 있는지요

올해도 어김없이 다가와
온 마음을 흔들어 놓고 무심히 가는 11 월
어디에도 당신의 흔적은 없고
떠나던 그 오솔길에 쓸쓸하던 어깨만이
두 눈에 가득 고여듭니다

☆* 시 전 집 *  중에서 / 장  수   경         글




♤      에           필          로          그


사람은 두고 마음만 사랑할 수 있을까
널 사랑한 게 아니라 네 마음을 사랑했다고

가을도 다 지난 산 언덕
가끔 지는 가랑잎
널 보내고 네 마음 다시 그립다고

먼 파도 소리처럼 살 비비는 가랑잎 떼와
오백 년 그 너머 가인에게 말해줘도 좋을까


☆ 11 월    /    홍     성     란

☆* 시 전 집 *     중에서 ♡


오늘을 시작으로 매주 화요일과 목요일에 수영강습 시간에는 오리발 수업이 시작되었다.
첫날 소회는 '만족'이다. 가속도가 더욱 그렇다.

기온이 뚝 떨어졌다. 식을 줄 몰랐던 아니 식을 것 같지 않았던 지구가 계절 앞에서는 순응한다니 참 아이니컬하다. 팔팔하던 젊음을 과시하던 이들도 어느새 늙은이로 천작되어 세상 순리에 어쩔 수 없이 순화되어 흙으로 돌아간다. 내 또한 술자리에서 큰소리로 목소리 높였지만 이제 터득한 것이 타인에게 듣기 싫은 말은 내뱉지 말아야 한다는 진리를 나이가 증명해 주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