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910.28(월) 비
☆ 가 을 편 지
은사시나무들도
그들의 마지막 혈관을 뽑아
내일 펼쳐 버릴 여린 잎들을 저리도 곱게
치장하는구나
나도 이제껏
내 기억의 깊은 골방 속에 감추고 감추었던
푸른 추억들을 하나씩 끌어올려
황금빛 치마를 입힐까 보다
이 땅이 서럽다고
바다 넘어 어느 먼 낯선 나라로
구름처럼 훌쩍 떠나간 눈이 큰 친구야
문득 밤을 새워 그대에게 긴 편지를 쓰노니
기러기야
하늘 뚫는 청둥기러기야
나도 가을이면 지상을 박차고 떠오른
한 마리 철새가 된다
☆* 짚신과 장독 ☆ 중에서
임 보 글
♤ 에 필 로 그
잎이 떨어지고 있습니다
원고지처럼 하늘이 한 칸씩 비어 가고 있습니다
그 빈 곳에 맑은 영혼의 잉크물로
편지를 써서 당신에게 보냅니다
사랑함으로
오히려 아무런 말 못 하고 돌려보낸 어제
다시 이르려해도 그르칠까 차마 또 말 못 한 오늘
가슴에 고인 말을 이 깊은 시간
한 칸씩 비어 가는 하늘 백지에 적어
당신에게 전해 달라 나무에게 줍니다
☆ 가 을 편 지 / 이 성 선
☆* 시인의 병풍 * 중에서 ♡
어제저녁 항남동 '애숙이네 실비'에 안석만 친구의 초대로 통영예총 행사를 마치고 곧장 갔었다가 어울려 술을 마시고 집에 와서는 요 며칠 동안 아침에 잠이 깨면 역류성식도염도 영향이 있지면 방안 공기가 건조한지 목구멍이 깔깔해서 코펠에 물을 떠서 노트북 위에 놓아두면서 갑 티슈 한 장을 뽑아서 코펠에 걸쳐두고 잠들었다가 새벽 2시에 잠이 깨어 어제 예총 행사장 사진 찍어둔 것을 작업하려고 노트북을 켰는데 바탕화면이 깜박거리다가 '복구 중'이라는 메시지가 뜨더니 그대로 영결종천 되고 말았다. 노트북을 켜기 위해 뚜껑을 열었을 때 물기가 약간 있어 티슈로 닦았는데 나중에 보니 코펠에 걸쳐 둔 티슈가 삼투압 작용으로 코펠 안에 있는 물을 밖으로 이동시킨 결과 노트북이 물을 먹게 된 것이었다.
노트북을 모로 세웠더니 안으로 스며들었던 물이 주르륵 흘러내렸다.
오전 9시 삼성서비스센터가 문을 열자마자 들고 가서 접수를 했는데 점검결과 수리비가 부품교체비 85만 원이 든다고 하면서 문제가 된 부품을 교체한다고 해서 100% 원상복구가 된다는 보장도 없다고 하므로 폐기처분키로 하고 하드디스크를 수거했는데 이게 문제였다.
3층 서비스센터에서 2층 삼성스토어로 이동하여 그곳 부점장 이상민 씨가 인근에 있는 대성전자에 가서 하드디스크와 본체 연결하는 '케이블'을 구매해 오면 신제품에 폐기된 노트북 바탕화면에 저장되어 있는 자료를 복원시켜 준다고 해서 대성전자에 가서 하드디스크를 확인해 보니 하드가 두 종류였는데 하나는 복원이 가능하나 메인하드는 복구불가 판정을 받았다.
그래도 혹시나 싶어 연결하는 케이블을 28,000원을 주고 구매해서 들고 삼성스토어로 갔더니 메인하드가 복원이 되지 않았다.
스트레스만 잔뜩 받아 다시 서비스로 갔더니 사설 수리업체로 가라고 해서 다시 택시를 타고 죽림 오스타정보통신으로 갔더니 허탕이었다.
결국 노트북은 사망선고를 받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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