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방

2024.10.23(수) 재통영 고중23회 동창회

버팀목2 2024. 10. 23. 11:15

2024.10.23(수) 맑음






☆     가  을   편  지  

갈볕이 쏟아지는 오후
한 번이라도 물망초 색 물든 하늘에
눈을 들어 머물렀다면 행복한 일입니다

그리도
극성을 부리던 매미 소리가
잔해만 남기고 사라져 간대도
사과가 익어가는 소리를 덮을 수는 없습니다

숨 죽이고 매달려있던 꽃잎 하나가
가슴에 부는 바람으로 떨어지고 마는
이 가을 초입에서

그리워 그리워서
입을 막고 펑펑 운다고 해도 나무랄 일이
아닙니다

먹먹한 것이 밀려와
마음 한켠이 시려오는 저문 오후
석양에 반짝이는 늙은 억새 틈에서
노을에 묻혀가는 그리운 날들을
하염없이 바라봅니다


☆* 바다는 이야기 꾼 *    중에서
               김      형        태        글



♤     에           필          로          그

새벽이 번져오는 창문 너머로
갈잎 하나 떨어지는 소리에 놀라
화들짝 잠이 깼습니다

백일 넘게 뜨거웠던 배롱나무가
빛바랜 잎을 거두어 가려합니다
담장 밑의 봉선화는 님도 못 만난 체
홀로 시들고 마는군요

아직 낮달이 남아있는 가랑잎을 골라
편지를 씁니다
이제서야 입안에 묻어 둔 고백을
해야겠습니다

나 보다 먼저 아픈 이들에게
눈길 한 번 주지 못한 저의 이기심을
반성합니다
나 모르게 제게 밟혀 쓰러진 작은 들꽃에게
미안합니다

내내 푸르던 나뭇잎들이
노을이 걸린 언덕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나도 따라가야 하는가 봅니다

정녕
떠나는 사람의 뒷모습은
저녁노을처럼 아름다워야 합니다


☆ 가 을  편 지   2    /    김       형    태

☆* 바다는 이야기 꾼 *     중에서  ♡

아침에 베란다에 나갔던 집사람이 동쪽하늘 구름이 난생처음 보는 구름 형태라며 나더러 보라고 해서 나갔더니 케이크를 칼로 잘라놓은 모습이었는데 디카로 촬영했더니 지인이 보고는 소보르 빵 같다고 한다. 그런데 내가 보는 관점은. 하층부 구름형태인데 지인은 상하 전체를 보고 말한 것 같아 자기 집에서 찍은 사진을 보내달라고 했는데 서로 보는 키이포인트가 다른 것 같았다.

저녁에는 둘자네 식당에서 재통영 고중 23회 동창회가 있어서 모임시간이 18:30으로 알고 월드마트 로또점포에 들렀다가 여유 있게 간다고 가는데 18:10경 임시총무를 맡은 홍도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나중에 보니 모임시간이 18:00이었다.
셋이 빠지고 다섯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