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1(목) 맑음 ☆ 꽃 편 지 봄은 바다 같다 봄바람 물결처럼 온종일 머리 흩날리 듯 일렁거린다 손 흔드는 나뭇가지마다 향기로운 꽃 편지 도착해 펼쳐 본다 구름 뭉게뭉게 방석을 놓는데 앉기도 전에 꽃차부터 코로 들이마신다 내 마음은 텅 비어 있어도 봄은 여전히 비어 있지 않는구나 어느새 자리를 비우고 어둠 속 떠나는 노을 나무의 나이테가 멀리 퍼져 나간다 빈 둥지처럼 나도 한순간 덩그러니 버려져 꽃 편지 펼쳐 한동안 눈시울을 붉힌다 다 마른 구름 거두 듯 눈길 만들고 골목길처럼 마음 어두워져 추억을 켠다 생각에 기대기 전에 밤바람 소스라친다 고요한 꽃 편지가 바람 따라 넘실 거리는 이 환장하게도 좋은 봄날 ☆* 책을 갉아먹고사는 책벌레 시인 * 중에서 / 정 민 기 글 ♤ 에 필 로 그 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