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05(화) 비, 경칩 ☆ 아름답게 나이 든다는 것 그것은 끝없는 내 안의 담금질 꽃은 질 때가 더 아름답다는 순종의 미처럼 곧 떨어질 듯 아름다운 자태를 놓지 않는 노을은 구름에 몸을 살짝 숨겼을 때 더 아름다워 비 내리는 날에도 한 번도 구름을 탓하는 법이 없다 우아하게 나이 든다는 것 그것은 끝없이 내 안의 샘물을 걸어 올려 우리들의 갈라진 손마디에 수분이 되어주는 일 빈 두레박은 소리 나지 않게 내려 내 안의 꿈틀거리는 날씨를 조용히 피워내는 불 쏘시개가 되는 일 아름답게 늙어간다는 것 불쑥불쑥 튀어나오는 욕망의 가지를 피를 토하는 아픔으로 잘라 내는 일 혈관의 동파에도 안으로 조용히 수습하여 갈라진 우리들의 마른 강물에 봄 비가 되어주는 일 살다가 문득 홀로 거닐다 바라본 하늘이 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