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3.10(일) 흐림 ☆ 매 화 가 시 매화에는 장미 보다 더 독한 가시가 있음을 이제껏 알지 못했네 왜 나는 반 백이 되도록 가시를 보지 못하고 꽃만 보았을까 나 원래 어리석으니 그럴 수 있다 하지만 천하의 이치를 다 알았던 조선의 선비들은 왜 이 엄연한 사실을 수천 년 동안이나 발설하지 않았을까 분명 그들은 몰라서는 아니었을 것이다 그렇거늘 그들은 피를 흘리면서까지 그토록 꽃만을 원했을까 아니면, 그토록 가시를 외면하고 싶었을까 그도 아니었을 것이다 그보다는 가시에 찔리는 고통쯤은 꽃을 위해 마땅히 견뎌내야 할 때가였기에 차라리 혁명을 대신해 웃음으로 피를 즐겨 받아들였으리라 그러하니 그대, 겨우내 닫혀 있는 내 창을 열게 하고 매화로 오신 이여 몇 며칠 피를 보고 나를 찌른 이여 죽음을 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