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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데리고 있었다? -첨삭본-

내가 데리고 있었다?  김 봉 은   “내가 데리고 있었다.” 공직사회에서 얼마 전까지 상사가 부하직원들에게 흔히 쓰는 말이다. 퇴직 후에도 무심코 그 말을 사용하기도 한다. 사실 그 가족들이 이 말을 듣는다면 불쾌할 수 있겠다 싶다.  내가 처음으로 수사과 형사계에 발령받아 선배들로부터 업무를 배우기 시작할 때 사용하는 용어가 낯설었다. 선배들이 사용하는 말을 사용해야만 태(態)가 나고 형사답다는 생각에 업무적인 단어에 적응하도록 노력했다. 대표적인 용어가 ‘일응(一應)이라는 말이다. 일응? 한글 사전에는 등록되어 있지 않아 인터넷 검색을 해 보았다. ①간접사실로 주요사실을 추정하는 일. ②갑이라는 사실로 을이라는 사실을 추정하는 방법.  ③일본식 한자로 일단, 우선, 어쨌든 의미로 법조계에서 많이 사..

글쓰기방 2025.02.21

빼떼기(절간고구마) 추억 -첨삭본

빼떼기 추억 김봉은  가을이 시작될 무렵에 지인으로부터 십 킬로그램짜리 고구마 두 상자를 선물 받았다. 집사람이 한 번 삶았는데 아직 숙성이 덜 됐다며 베란다에 방치하고 있었다. 어쩌다 눈길이 가서 상자를 열어 보았더니 그대로 두면 안 될 것 같았다. 농촌에서 자란 나는 그런 걸 묵과하지 못하는 성미다. 어릴 때 집안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터라 부엌 앞 배수구에 밥알이 한 톨이라도 눈에 띈 적이 없는 우리 집 가훈 같은 것이었다. 집사람에게 말하느니 내가 하는 게 나을 것 같았다. 씻은 고구마양은 우리가 삶아 먹기에는 꽤 많은 양이었다. 그래서 썰어서 말리기로 했다. 빼떼기는 삐딱하게 썰어서 말렸다는 뜻이고, 절간고구마는 얇게 쓸어서 햇볕에 말린 고구마란 뜻이다. 나는 고구마를 변신시키기로 했다. 부엌칼..

글쓰기방 2025.02.21

2025.02.21(금) 차량 배터리 방전, 무전순대돼지국밥집.

2025.02.21(금) 맑음유리창으로 비치는 햇살이 온실효과로 너무 뜨겁게 느껴지는 정오다.   ♡한 호흡의 여유♡초보 조각가가 얼굴을 조각할 때는 요령이 있다고 합니다.코는 될수록 크게 하고눈은 될수록 작게 새기는 겁니다. 코는 처음에 크게 만들어놔야나중에 작게 깎을 수 있고눈은 처음에 작게 새겨 놔야나중에 크게 고칠 수 있기 때문입니다.만약 그 반대로 한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작게 새긴 코를 다시 늘릴 순 없고크게 새긴 눈을 작게 고칠 순 없습니다.그러니까, 처음 조각할 땐나중에 수정할 수 있도록 얼마간의여지를 남겨둬야 한다는 얘기입니다. 세상 살아가는 이치도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어떤 사람은 모든 일을딱 부러지게 처리합니다.처음부터 Yes와 No를 확실하게 해 둡니다.하지만 그렇게 선을 딱 그어놓..

일기방 2025.02.21